[논설] 해마다 12월에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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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해마다 12월에 우리는
  • 성미경 교수 (마산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0.12.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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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 교수
성미경 교수
12월을 잊고 있었다.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이 떨어지면 올해가 끝난다는 것을 펜을 들면서 생각한다. 참 바쁘게 살았나 보다. 뚜렷이 무엇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라, 유달리 분주했던 한 해라고 기억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계획하고 취소하고 다시 계획하는 일상이 되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지금껏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상을 접하면서 생활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음이라 생각한다. 12월은 누구에게나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며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부족한 몇 %를 채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때이다. 마지막 정리를 하며 반성도 하고 휴식도 하면서 또 새로운 계획도 세우겠지만 마무리는 욕심으로 나아가지 말고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2020년이라 새로웠던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 새로운 일상, 생활 속 거리두기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생활 속 일상이 완전히 제한되면서 우리가 살아온 생활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새로운 일상, 생활 속 거리두기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는 물론 아프면 3~4일간 집에 머물고,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기침은 옷소매, 매일 두 번 이상 환기와 주기적 소독을 하자는 일상의 요구와,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코로나 19를 이기는 새로운 일상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사스나 메르스와 같이 잠깐 유행하는 전염병이 아니라 벌써 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속되었고 백신이 만들어지긴 하였지만,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두 차례 대유행이 지나가고 지금은 가장 심각한 3차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다. 어느 시기보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이다. 코로나 19가 지속되면 될수록 그에 따른 손실은 특정 업종과 계층에 그치지 않았고 꽁꽁 얼어붙은 경제에 처음으로 국가재난지원금이라는 보편복지의 혜택을 경험하기도 한 해였다. 지금은 함께 실천할 때이다. 공익을 위해 사익을 잠시 접어두고라도 이 위기에서 탈출할 절실한 공익적 행동이 필요하다.
 
○ 세계를 정복한 K-culture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상인 작품상은 물론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영화사와 세계 영화사를 동시에 새로 쓰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 영화의 중심지인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어 국민들에게 코로나 속 짜릿한 쾌감을 안겨 주었다. 이미 유명한 K-pop에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활약은 음악을 넘어 메시지와 감동이 있는 그룹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또 한 번의 저력을 보였으며, BTS로 인하여 12월 14일은 구글 접속을 마비시키는 일이 빚어지기도 할 만큼 K-culture는 세계 문화의 선두주자임을 과시하고 있었다.
 
○ 코로나 19 속 21대 총선
4월 15일에 치러진 21대 총선은 우리나라를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국가 단위로는 전 세계에서 처음 선거를 치른 나라로 만들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선거는 초조하고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마스크 착용은 물론 열을 재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상태에서 투표가 진행되었다. 선거도 선거였지만 선거 이후 확진자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는 최초의 선거였다. 대한민국의 21대 총선은 이후 전 세계적으로 K-방역이라는 세계의 표본이 되었고, 유권자들은 국민의 주권인 투표를 통하여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다. 국민의 삶을 돌보고 국민을 보고 국민을 향해 나아가라는 소리 없는 주권의 행사였다.
 
○ 역대 최대 장마
지난여름 6월 14일부터 8월16일까지 54일간 뻥 뚫린 하늘로 역대 최대 장마와 태풍이 지나갔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폭우에 쓸려가고 산사태로 매몰되는 등 장마로 인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역대 최고였다고 한다. 근래 마른장마가 많았던 터라 장마가 오는 것에 반가움까지는 아니었지만, 비를 즐겨 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너무 길었던 장마라 늦게 찾아온 맑은 하늘이 마냥 그리웠던 가을이었다.
 
○ 비대면 온라인 교육 
코로나 19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수업환경이 변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이 급격히 다가왔다. 교육자나 피교육자나 온라인 교육은 현실이 되었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단점이 많겠지만 수능과 국가고시의 결과로 봐서 피교육자의 적응이 교육자보다는 늦은 감이 있다. 뚜렷한 동기나 의욕이 없으면 틀어놓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온라인 수업이라 교육의 효과가 떨어짐은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기엔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 선생은 문제가 평이하다고 하고 학생은 문제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 관점의 차이일지 실력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향후 해결되어야 할 당면과제인 듯하다. 수능 1등급의 점수가 하향되었고 치과위생사 국가시험 이후 쉽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는 학생들을 보면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올바른 정착은 아닌 것 같아 코로나 세대의 뼈아픈 경험을 한다.
 
2020년 1월, ‘올해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이 되자’라고 했었다. 나는 과연 누군가를 위해 얼마나 지지해 주고, 기도해 주고, 중요한 순간마다 온갖 종류의 낙하산을 접어주었는지 생각해 본다. 크고 작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을 바라는 일 외에는 사익보다는 공익을 위한 마음들이 많았던 한 해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 나름의 정리를 통해 아쉬움을 남기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희망을 품어보길 바라며,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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