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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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봄을 기다리며
  • 황윤숙 교수(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1.02.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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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황윤숙 교수
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황윤숙 교수
달력을 바꿔 달고 신정, 구정이 지났음에도 아직 새해 같지 않은 것은 무거운 옷을 벗지 못하고 봄을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봄에 자주 사용하는 말로 ‘물이 오르다’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봄철에 나무에 물기가 스며 오르는 것’을 의미하고 다양한 비유로 사용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해서인지 산책길에 만나는 자연은 벌써 나무에 물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분명 갈색인데 멀리서 전체를 보면 줄기들이 이미 연둣빛이 은은히 배어나는 물이 올라 있다.
 
봄이 오고 있나 보다…
 
우리나라는 24절기가 뚜렷하여 아무리 추워도 입춘이 지나면 날은 따스해 지고, 우수에는 비가 오고, 경칩에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이렇게 봄은 한발 한발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이가 든 이들은 젊은 사람을 보면 인생의 봄날이라 하기도 하고,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도 ‘인생의 봄을 맞이하는 여러분께’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 인생에서 봄은 생물학적으로 젊은 날에만 있는 것일까?

인생의 봄은 기다리면 그냥 오는 것일까? 가만히 있어도 계절의 봄과 같이 기다리기만 하면 곁에 다가와 꽃을 피워 줄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봄은 생물학적 연령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꿈꾸는 자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몇 살이던지 꿈을 꾸며 목표로 달려가기 시작하는 순간이 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다리기만 한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라 각자가 희망하는 봄은 준비하고 노력해야만 만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SNS를 통해 많은 이들의 봄을 본다. 어떤 이는 깨끗한 환경의 지구를 만드는 봄을 위해 매일 분리수거를 위한 노력을 공유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함께 사는 이들이 평등하게 건강할 수 있는 봄을 만나기 위해 주말의 시간을 봉사활동을 하며 보내기도 한다. 또한 어떤 이는 전문가로 내원 환자에게 더욱 질 높은 치과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이 기다리는 봄은 그들이 노력하는 만큼 빨리 올 것으로 생각한다.
치과위생사들에게도 함께 기다리는 봄날이 있다. 동토가 녹아 물이 흐르고, 비가 내려 나무에 물이 오를 준비가 되고, 싹이 트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봄을 기다린다.
 
하지만 봄은 어느 한 그루만 물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싹을 틔워 주는 것도 아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물이 오를 때 전체 숲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봄은 올 것이다. 
 
봄으로 가는 길에 언 땅을 지나야 하듯 많은 난관이 있다. 하지만 열정의 마음과 함께 하는 노력은 봄으로 가는 길을 앞당길 것이며 많은 열정이 모일수록 봄은 빨리 올 것이다.
 
함께 우리의 봄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봄을 위해 실천적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봄을 보고 싶다고 소망의 이야기만 하지 않으려 한다. 주어진 시간 시간마다 최선을 다해 봄을 만들어 가는 이들과 함께 실천을 통해 봄날로 한발 한발 다가가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우리의 봄, 나의 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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