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혼돈의 시대 더욱 필요한 주인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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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혼돈의 시대 더욱 필요한 주인의식
  • 성미경 교수 (마산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1.08.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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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 교수
성미경 교수
절기는 어쩜 이리 진실처럼 다가오는지 입추와 말복이 지나가고 더웠던 여름도 한풀 꺾이는 듯하다. 남은 여름이 아쉬워서일까? 매미의 울음소리는 한층 더 절절하고 벚나무 잎을 쓸고 지나가는 교정의 바람결에는 가을이 느껴진다.
 
해마다 8월은 방학이 끝나가고 1년 중 완연하게 후반기로 접어드는 아쉬움이 있지만, 더위가 가고 가을이 온다는 설렘이 있기도 한 달이었다. 2021년의 8월은 여느 해와는 좀 다른 8월이다. 무정부 시대라는 말이 생각나듯 올 8월은 공식적으로 협회의 집행부가 없는 달이기도 하다. 9만이 넘는 치과위생사 면허가 부여되었지만 협회 가입 후 가입을 유지하며 현역으로 활동하는 치과위생사의 수가 절반이 채 안 되고, 집행부가 왜 없는지 협회의 현 상황을 바로 알고 있는 회원들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어 ‘회원이 주인이다’라는 주인의식이 협회를 바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써 본다.
 
사단법인 대한치과위생사협회(Korean Dental Hygienists Association, KDHA)는 정관 제1장 제3조에 의거하여 한국의 치과위생사와 치위생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 및 공중구강보건의 연구 발전을 도모하고 회원의 권익보호와 복지 향상, 윤리 확립을 목적”으로 1977년 12월 17일에 창립하였다. 이듬해 1978년 12월에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제1회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하였으며, 1982년 7월 1일에 협회의 사단법인 설립이 정부로부터 승인이 되었다. 1985년에는 치과위생사 회보가 발행되었다가 1995년 치위협보로 변경하여 창간되었다. 1989년에는 ‘세계치과위생사연맹(IFDH)’에 가입한 지 2년 만에 정식 회원국의 자격을 인정받았고 2024년에는 ‘세계치과위생사연맹 국제심포지움(ISDH)’을 서울에 유치하였다. 2014년 12월 20일에는 치과위생사협회 회관을 서울 고려대역 앞에 개관하였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협회 가입 시 협회 회관 건립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조금씩 더 내었던 것이 모여 우리만의 살림이 된 것이다. 이렇게 44년이라는 반세기가 흘러 여러 분야에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치과위생사와 함께하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의 역사가 있었다.
 
정부가 없어도 나라와 국민은 있었듯이 협회의 집행부가 없다고 협회와 치과위생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속담이 있다. 언덕이 있어야 소도 가려운 곳을 비비거나 언덕을 디뎌 볼 수 있다는 뜻으로, 누구나 의지할 곳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시작하거나 이룰 수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해마다 치위생(학)과 학생들에게 협회 선가입을 얘기하면 항상 먼저 나오는 말이 협회가 날 위해 무엇을 해 주는 것이 있냐는 말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역으로 협회를 위해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며 선가입을 권유한다. 선가입이 되어야 정회원 가입도 쉬워지고 소속감을 느끼고 회원으로 활동도 한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경험하고 초년에 전직하는 치과위생사들이 많기에 이러한 현실 또한 넘어야 할 큰 산으로 남아 있다.
 
협회는 굳건한 존립을 바탕으로 교육받고 면허받은 치과위생사들이 비전을 갖고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와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치과위생사라는 직종의 앞날과 발전을 위하여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많은 정책을 들고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어떤 이유로든 거꾸로 가는 10년을 체감하게 한다는 것은 치과위생사를 비롯해 관련 누구에게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에게나 완벽함은 없다. 일을 하는 과정에 의도치 않게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일을 진행하려면 봉합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개인이 아닌 단체인 경우에는, 애착과 집착을 구분하고 사적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끝없는 대치가 아니라 대화와 소통, 회원의 관심과 주인의식이 아닐까 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정보는 차고 넘치게 많다. 회원 여러분들의 바른 인식과 협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마음으로 이어져 하루라도 빠르게 협회의 정상화가 되기를 바라본다. 
 
혼돈의 시간 또한 나를 비롯한 회원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매장의 시간이 아니라 파종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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