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상태바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 대한치과위생사협회 김민정 부회장
  • 승인 2016.12.16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민정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부회장

국민들의 구강건강증진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의료복지의 구현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일 해온 많은 치과위생사들에게 요즘 세상은 화를 불러일으킨다. 세상은 점점 좋아진다고들 하는데 왜 우리들, ‘치과위생사’의 설자리는 좁아지고 있고,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일까.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이나 일반인에게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을 이해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 있다. “병원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있고, 치과에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있습니다.” 치과 의료기관 내 조직 구성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많은 국민들도 치과위생사의 업무적 수행 정도가 간호사의 업무만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치과위생사와 같이 일하는, 조직 구성원인 치과의사만은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82개의 치위생(학)과가 설립돼 연간 5,000명이 넘는 치과위생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한 해 배출되는 치과의사는 약 1000명. 이미 과잉되어 있는 인력시장에서 치과위생사는 점점 치과 내에서 사라지고 있다. 무차별적인 학과 설립만이 구인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치과의사는 치과진료 전문영역의 업무를 수행하는 치과위생사가 분명 있음에도, 간호조무사에게 치과에 대한 교육을 시켜 자신들이 자격을 부여하는 (가칭)치과간호조무사를 만들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일반인을 고용한 치과행정사 제도와 함께 대학 내 치과경영과까지 만들어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쪼개기 시작했다. 치과 내에서 손과 머리가 묶인 치과위생사들이 갈 곳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치과위생사와 세계 여러 나라의 치과위생사가 걷는 길은 확연히 다르다. 세계는 현재 국민들에게 질 높은 치과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확장해가고 있으나 대한민국은 반대로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옥죄이고 있다.

치과진료를 흔히 네 개의 손으로 하는 치과업무(Four Hand Dentistry) 또는 여섯 개의 손으로 하는 치과업무(Six Hand Dentistry)라고 말한다. 치과진료가 치과의사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고,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과 진료실 내에서 치과위생사들이 하는 많은 업무들은 단독으로 수행하는 업무가 많고, 이 단독업무들은 각 업무마다 의료 재량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단독업무의 책임과 의무의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법적 보호아래 업무를 수행하고 싶다. 그래야 비로소 업무에 대한 자부심으로 국민의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직업적 소명을 다할 수 있다. 이것이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애매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법을 고치기는커녕, 점점 심화되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간 업무영역 대립은 국민구강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치과위생사들도 문제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타 직역에 의존해 변화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치과위생사의 직업의 권리와 책임의식을 우리, 치과위생사가 스스로 높이겠다는 의미이고, 보건의료인으로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증진시키는 진정한 치과위생사로서 삶을 살아야 할 때가 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