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한 가지 질문에도 백 가지 다른 답이 있는 게 이 세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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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한 가지 질문에도 백 가지 다른 답이 있는 게 이 세상이란다.”
  • 박지현 치과위생사(세란치과의원 부장)
  • 승인 2022.04.28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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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손원평 저/ 창비 출판/2017년 3월 31일 발행/정가 12,000원
이미지=창비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어. 내가 그곳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어떤 애들과 어울렸는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일로 절망했는지...”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이달의 책으로 선정하면서 처음 만났고, 그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읽지는 못했었는데, 올해 둘째가 중학교에 가면서 같이 읽고 싶다면 책을 선물해줘서 읽기 시작했다. 생각지 않은 소설류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내가 그동안 읽은 주인공과도 거리가 좀 있긴 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고 해야 하나 불편하기도 했다. 
 
3월에는 치위생(학)과에 새내기 학생들이 입학한다. 지난 2년간은 비대면 수업을 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만나는 일이 줄었고, 서로 어색하기도 했을 것이다. 용기를 내서 먼저 말을 꺼내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매년 새 학기가 되면 우린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경우가 생기고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어떻게 적응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어울릴지에 대한 걱정으로 전날 밤을 잔 것 같지 않게 잔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우린 서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아주 조그마한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주인공 윤재는 감정이 없다고 느껴지는 일반이 보면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는 부분이 부족하다. 곤이라는 친구도 속은 여리지만, 겉 표현을 거칠게 하는 사람이다. 서로 둘이 어울리지 않는 친구들이었지만 여름 방학 내내 윤재의 헌책방에 놀러오고 곤이네 집에 놀러 가면서 둘이서 하는 대화가 참 인상적이었다. 
 
나 또한 어느덧 오랜 기간 일을 해보니 직장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쉽지만은 않다. 내 마음 다해 많은 것들을 배려하고 정성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나에게 불편함을 느낀 적 있었다. 그랬을 때 처음으로 직장에서 실망감을 얻고 사람 관계에 대해 서운함을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다. 그 이후에 이직한 직장에서도 전 직장에서 느꼈던 감정으로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동료관계가 쉽지 않았다. 오랜 기간 같이 일하며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일들이 생기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지금은 서로 편해진 동료가 문득 생각난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쉽지만은 않을 일임을 분명하다. 하지만 노력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오늘 저녁 책을 다 읽었으니 둘째와 함께 이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서로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투성이일 테니... 하루 8시간을 같이 보내는 치과 안에서 동료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그 앤 너한테 관심이 많다. 널 알고 싶어 하고. 또 너와 같은 느낌을 느끼고 싶어 해. 그런데 얘기를 들어 보니 늘 그 애 쪽에서 네게 다가간 것 같다. 한 번쯤 네가 먼저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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