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가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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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가 명품?
  • 오혜영 공보이사
  • 승인 2009.08.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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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한 카페가 수상하다. 가방도 아니고 옷도 아닌 치과위생사가 `명품'이란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그 카페의 회원들이다.

명품가방을 주는 것도 아니고 명품 옷을 주는 것도 아닌데 그 `명품치과위생사'라는 타이틀에 호감을 느끼고 열광한다. 물건이나 붙이는 수식어인 `명품'을 어찌 사람에게 명명할 수 있는지.

각 보건의료단체를 통틀어 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식어를 붙이는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명품치과의사', `명품간호사', `명품치과기공사'… 아마도 열이면 열 모두 헛웃음이 터져 나올 것이다.

어느 보건의료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데 유독 우리 치과위생사에게만 이런 수식어를 붙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에 동참하고 열광하는 회원들에게 실망스럽다.

카페의 회원은 2500명을 넘었고, 어느 유명 신용카드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명품치과위생사라는 타이틀을 내건 제휴신용카드 또한 발급하고 있다.

의도된 것이야 어떻든지 간에 카페의 명분은 그들에 치과위생사 회원의 위상과 권익을 높인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치과위생사를 대신하여 비장의 협상카드를 쥐고 있으며, 카페 회원으로 있는 치과위생사들의 연봉과 근무조건을 조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들의 회원을 트레이닝 시킨다. 카페가 어떤 의도와 방법으로 상술을 펼치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지만 우려하는 것은 바로 그것에 동조하고 이끌려 전문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그곳의 치과위생사들이다.

실제로 카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내용을 들여다보면 한심하다.

과연 그러한 강의로 얼마나 그들 치과위생사로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지 의문이며 또한 그들이 말하는 명품치과위생사가 되어 소개받은 치과에 입사 했을 때 과연 얼마나 인격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강사의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교육을 받으며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며 만족해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씁쓸할 따름이다.

마치 카페에서 주관하는 강의를 듣고 나면 뭐든 다 할 수 있으며, 한 단계 훌쩍 뛰어넘어 저 높은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양 선전해대는 것에 제발 우리 치과위생사들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제발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 주길 바란다. 치과위생사는 시장에서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다.

치과위생사를 상품화 시킨 카페의 운영자도 문제이지만 그 카페의 상술에 현혹되어 치과위생사의 자존심마저도 비참히 내던진 치과위생사들이 더 큰 문제이다.

국민의 구강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이면 전문가답게 품위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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