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 당신 없이
상태바
당신과 함께, 당신 없이
  • 유성원 목사
  • 승인 2010.05.20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옹 달 샘

 

나는 순수한가

찬 새벽 / 고요한 묵상의 시간 / 나직히 내 마음 살피니 / 나의 분노는 순수한가 / 나의 열정은 은은한가 /

나의 슬픔은 깨끗한가 / 나의 기쁨은 떳떳한가 / 오 나의 강함은 참된 강함인가 / 우주의 고른 숨 / 소스라쳐 이슬 털며 /

나팔꽃 피어나는 소리 / 어둠의 껍질 깨고 동터오는 소리

(박노해)

순수를 물을 수 있는 것은 순수를 아직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아직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사랑은 여전히 괴롭게 떠올려지고 고독하게 잊혀집니다. 그러한 상승과 하강의 반복에 겹쳐서 톱니바뀌 맞물리듯 당신은 행복과 기쁨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고 있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결국 사랑이란 괴로운 행복이며 고독한 기쁨인 것을. 우리는 아직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순수란 갈수록 퇴색하는 것이므로. 그러므로 저는 사랑을 과거형으로 기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이란 괴로운 행복이며 고독한 기쁨입니다. 아, 우리는 아직 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하  루

어제는 하루종일 / 바람이 불어 / 나뭇가지들이 멀리 흔들리고 / 나는 / 당신에게 가고 싶었습니다

당신 곁에 가서 / 바람 앉는 잔 나뭇가지처럼 / 쉬고 싶었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 내 맘에 바람뿐이었습니다

(김용택)

단비와 그린비의 옛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은 늘 과거시제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가 기억의 현실임을 슬퍼합니다. 오늘을 지나는 이 하루조차도 넘나들지 못하는 경계로서만 제 몸을 지탱합니다. 하루는 슬픔의 장소에서 제 몸을 누이고 쉬질 못합니다. 나의 하루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