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의 미래, 정치 참여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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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의 미래, 정치 참여를 준비하자
  • 정원균 논설위원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 승인 2016.03.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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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 균 논설위원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 이합집산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과연 우리나라 정치에 철학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총선은 정치에 대한 개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어쨌든 국민의 삶을 좌우하는 국가적 중대사이자 권력투쟁의 정점인 것은 분명하다. 국회의원은 그 각자가 곧 헌법기관으로서 이들이 만든 법과 정책과 제도와 돈이 우리 사회의 구조를 규정한다. 이에 입신하려는 개인과 정파는 물론이고, 온갖 직역의 단체와 집단들이 자신의 권익과 목소리를 합법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만들기 위해 사활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릇 각 직종의 사회적 위상이나 권한은 해당 직종 출신의 현역 국회의원을 얼마나 많이 배출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는 옳든 그르든 정치가 사회를 움직이고, 그 정치력은 국회의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도 그 영향력은 국회의원과 비교할 수 없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엄연한 현실은 보건의료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월, 간호계에서는 대한간호정우회를 중심으로 간호사 출신의 국회위원을 만들기 위해 조직적인 지원을 결의하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간호계가 30만 명에 이르는 조직력을 활용하여 이번 총선에서도 간호사 국회의원을 한 명이라도 더 배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간호정우회는 “간호사 대상의 정치입문 교육과 총선에 대비한 간호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총선 후보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총선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구를 마련하는 한편, 각 정당에 간호사 전문위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지난해에는 대한간호협회의 주최로 간호사 출신의 지방의회 의원 21명이 모여 간호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의정활동을 다짐하였다고 한다. 필자가 대한간호정우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자료를 확인해 보니, 1991년부터 2015년 사이에 배출된 역대 간호사 출신의 정치인은 국회의원 5명, 장관 2명, 지방의회의원 68명 등 무려 75명이나 되었다. 필자는 이런저런 계기에 “간호계가 힘이 세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오늘의 간호계가 있기까지 그 배경에는 장구한 역사적 전통과 그 세월 동안 쏟은 숱한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소견으로 간호계가 힘 있는 전문직으로 승인된 원동력은 간호사의 역할이 학교와 의료현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사회의식, 더 나아가 간호계의 정치력을 강화하여 국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치적 자각, 그리고 이를 줄기차게 실천해온 목적의식적인 노력이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치과위생사는 한 표의 유권자일 뿐 현실 정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다. 이는 필자도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잘못된 법조문 몇 줄이 수만 명 치과위생사의 직역을 수십 년간 왜곡해온 현실을 생각하면 치과위생사가 나 몰라라 할 일이 아닐뿐더러, 누가 치과위생사를 대신하여 이를 바로잡아 줄 수도 없는 일이다. 한국의 치위생계는 이제 50년의 역사를 넘어 내일의 희망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있다. 이제 치위생계의 행보를 학교와 치과진료실의 범위를 넘어 사회로 확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치과위생사의 정치의식을 고양하고 이를 통해 치위생계의 정치력을 강화해야만 치과위생사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실은 에둘러 말할 것도, 복잡할 것도 없다.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치과위생사 국회의원을 만들 수 있을지 치위생계가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난 시기에 문경숙 회장님을 협회로 다시 모셔오기보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로 가실 수 있도록 치위생계가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기회가 머지않은 미래에 있을지….

- 위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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