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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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
  • 유성원 전도사(정읍 / 중광교회)
  • 승인 2007.10.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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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입니다. 무르익는 계절에는 인생의 벗과 나누는 담소가 최고의 알곡이지요. 거기엔 물리세계의 볍씨가 안겨주는 포만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외성이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채 영글지 않은 영혼에겐 풍요를, 상처 입은 영혼은 보듬어 치유를, 이러한 종류의 셈으로 헤아리지 못할 선물을 안겨줍니다.

오랜만에 선배님과 만나 차를 나눴습니다. 피부가 가을을 접하면 어느새 한 해가 가버린 느낌이라고 건넸더니 그건 나이가 든 증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말은 무어라고 비유 못할 인생의 무게를 전해줬습니다. 나잇살을 가령 `무릎 시리다'는 경험과 습관이 비롯한 표현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분명한 증거를 어디서 찾고 있는가? 바꿔 말하면, 나는 그간 잘 살아왔는가?를 생각케 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무게는 목욕탕의 저울에서도 눈에 확연하고, 소유한 통장의 숫자가 늘어가는 데서도 분명하고, 살림의 평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내면의 풍경은 도대체 어떻게 확인이 가능할까요?

먼 길 가려는 인생은 신발 끈부터 고쳐 신는다는 말처럼, 짧고도 긴 인생에서 가만히 홀로 앉아 제 존재의미를 되살피는 여유도 좋겠다싶은 계절입니다. 내면의 풍경과 외면의 살림이란 동일한 인생의 양면이니까요.

계절의 변화는 사람됨의 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 계절이 다른 계절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잇대인 바를 깨쳐 시작에 들뜨지 않고 끝에 풀죽지 않는, 주됨과 목적됨의 관계망을 이윽고 서술의 지평에서 살아낼 수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달리 인생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누구를 만나 어떠한 인생의 대화를 나눠도 좋겠습니다. 결국은 자신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의 생의 무게는 어떠한가요?

마음에 자리한 저울에 달아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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