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성육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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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성육신
  • 유성원 전도사(정읍 / 중광교회)
  • 승인 2007.09.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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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

소금이 되려면 뙤약볕 아래서 수분을 온전히 날려야 합니다. 맑아지되 제 맛까지 잃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리 물에 스밀 충분한 채비를 갖추고 나면 비로소 육신을 살찌우는 식탁에서 많은 이들의 기쁨이 됩니다.

그리스도교에는 빛과 소금의 비유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빛처럼 어둠을 밝히고, 소금처럼 썩는 것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동참할 일이기보다 오히려 사람됨의 본질을 일깨우는 비유입니다.

종종 염전을 찾으면서 눈여겨 곱씹곤 합니다.

소금이 되려면 수분을 충분히 날려야 하듯 인생 또한 욕망의 무게를 날려야 식탁에 놓인 빛의 성육신을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적정량의 소금을 통해 짜거나 싱겁지 않도록 조리하듯 사람 또한 모자람도 넘침도 없어야겠다는 이치입니다.

최근 그리스도교 선교와 거짓 학력으로 인해 큰 파장과 파문이 일었습니다.

신앙이, 또한 배움이 넓고 깊을수록 사람은 단순하고 겸손해집니다. 단순과 겸손이야말로 종교와 학문을 통해 얻어지는 인생 최고의 고갱이임에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빛의 성육신인 소금 탄생의 과정이 선교에도 학력에도 배어있을 터에 선교에 인 비난과 학력 위조에 대한 조소는 이 가을, 우리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 여미게 하는 쓴말이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다면 온 교회가 선교 자세를 반성하고 정부에서 소요한 비용을 십시일반으로 충당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학위는 제가 이만큼만 배웠습니다, 하는 증명으로서만 쓰였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이 사회에는 이미 먹을 양식과 마실 거리가 충분합니다. 모자라는 것이 있다면 소금으로 쓰여 지기 위해 제 삶을 덜어내는 마음자세와 생활의 씀씀이입니다.

잡티를 채 걸러내지 않은 짠물로만 남겨져 있다면 이 가을의 햇살도 무소용일 것입니다.

뒤숭숭한 삶의 형편과 혼탁한 마음을 걸러내는 은총의 계절되기를, 가을바람에 내면잡사 날려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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