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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원 목사
  • 승인 2008.10.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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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달 샘

 

여러 조리 방법이 있고, 여러 맛이 있지만, 음식 중 최고로 치는 것은 그 음식의 '독특한 맛'을 제대로 내게 하는 조리법과 재료의 신선도가 원만 조화롭게 어우러졌을 때일 것이다. 이 같은 조화는 어떤 조리 기구를 썼느냐, 또 얼마만큼 조리했느냐에 따라 제 몫을 찾으면서 이뤄질 것이며, 그에 따라 음식 또한 제 원숙한 맛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사람도 제 독특한 멋을 갖추었을 때 풍기는 향기가 있지. 이른바 이 `독특성'은 제 멋에 겨워 놀음할 때엔 감소하거나 삭감되는 까닭에 조리기구의 문제나 조리정도에 따라 음식 맛의 독특성이 살아나거나 파괴되는 바와 마찬가지로, 공간의 폭과 깊이 그리고 시간의 줄임과 늘임에 따라서 퍽이나 다르게 드러날 것이다. 어설픈 다양성이란 빛깔의 아우라엔 삶의 멋보단 낯선 회색빛이 타버린 음식처럼 자리해 있을 것이다.

삶의 제 모습은 따라서 지속하여 자신에게 주어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어떤 순차로 접하고 저항할 것인가에 놓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때론 태생적으로 주어진 조건과 환경이 자신을 힘들게 하고, 때론 시기를 놓치거나 너무 늘여놓아 힘들게 되었을 때가 있다. 그럴 때엔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비록 그것이 멋모르는 위무일지언정 최고의 맛 위에 놓인 맛은 된장과 김치처럼 공간과 시간을 묵히고 삭힌 여정과 곤고를 버텨낸 과정을 통해 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비로소 진정어린 삶의 멋을 발할 것이라고.

- 읽히지 않을 뿐더러 아무런 책도 도움을 주지 않는 때에, 적절한 햇빛과 수분이 조리 기구나 조리법과 더불어 있었음을 생각하면서 썼다. 그게 친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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