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에 사는 세균 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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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에 사는 세균 돌보기
  • 김민영 교수(호원대학교 치위생학과)
  • 승인 2020.02.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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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구강 미생물과 우리 몸 곳곳에서 인간과 공존하고 몸 전체를 이루고 있는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내가 읽은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는 치과위생사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통생명체, 내 몸과 미생물의 합작품', 2장 '내 몸속 미생물 돌보기', 3장 '내 몸 돌보기', 4장 '통생명체, 긴 시선으로 바라보기'로 이어진다. 본문에서는 2장 ‘내 몸속 미생물 돌보기’에서 ‘입속에 사는 세균 돌보기’ 소주제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Q. 내 입속의 세균들

A. 미생물과 공존하는 우리 몸에서도 특히 입안은 미생물 천국이다. 이를 하루만 닦지 않고 이 표면을 손톱으로 긁어보면 허옇게 나오는 것이 바로 미생물 덩어리 플라그다. 세계적으로 인간의 입안에 가장 많이 사는 세균은 사슬알균(연쇄상구균, Streptococcus)으로 알려져 있다.

Q. 구강 미생물이 하는 일

A. 입안의 세균은 충치를 만들고 잇몸병을 만드는 주범들이다. 구강 세균이 우리 인간의 생리적 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많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예는 혈관 건강이다. 혈관의 수축과 팽창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 산화질소(NO)의 생성과 순환, 재활용에 구강세균이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한다.

Q. 구강 미생물 관리

A. 첫째, 거품이 나는 계면활성제 치약을 버려라. 실제로 계면활성제는 피부나 점막에 자극적이고 혀의 미각 세포를 마비시킨다. 계면활성제 치약은 구강 내에 반드시 살아야 할 정상세균도 교란시키고, 결과적으로 구내염이 더 잘 일어나게 한다. 이점은 없고 단점만 있는 계면활성제 치약은 버려야 한다.

A. 둘째, 99.9% 세균을 잡는다는 가글액도 버려라. 아주 강한 항균력을 가진 가글액으로 입안을 깨끗이 소독하면 혈압이 더 높아진다. 구강 세균이 죽어 나가면서 산화질소의 작용이 덜 일어난 것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항균력을 자랑하는 계면활성제 치약이나 99.9% 세균을 잡는다는 가글액은 피해야 한다.

A. 셋째, 입안을 닦을 때 칫솔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진화된 기구들을 이용하라. 이제 이닦기가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강한 수압으로 이와 이 사이를 닦아내는 물세정기다. 부드러운 칫솔모를 가진 칫솔에 거품 나지 않는 치약을 짜서 이를 닦은 후, 입안에 치약 성분을 그대로 둔 채로 물세정기 수압으로 물을 이와 이 사이에 쏘아서 씻어내는 방식이다. 또 치실을 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밖에서 식사할 경우 이와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물세정기든 치실이든 모두 이와 이 사이를 닦고자 함이다. 이와 이 사이는 칫솔이 잘 닿지 않아서 플라그가 가장 많이 끼는 부분이다. 잇몸병도 대부분, 이와 이 사이에서 시작해 퍼져 나간다. 이와 이 사이, 즉 치간(interdental space)을 관리하기 위한 기구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Q. 구강 미생물 방어의 취약지구

A. 미생물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 인간의 구강은 두 가지 면에서 취약지구다. 첫째, 구강은 미생물의 도시, 바이오필름이 평생 쌓이는 곳이라는 점이다. 입안에는 세균이 달라붙어 바이오필름을 형성할 수 있는 든든한 표면이 있다. 바로 치아이다. 우리 몸에 바이오필름이 만들어질 수 있는 다른 표면이 일시적인 데 반해 치아는 평생 우리 입안에 있다. 특히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이와 잇몸 사이에는 바이오필름이 더 잘 형성된다. 둘째, 입안에는 세균 공동체가 평생 머물 수 있는 데 비해 우리 인간의 방어막은 약한 곳이 있다. 평생 세균이 쌓일 수 있지만 그것을 방어하는 우리 몸의 방어벽이 허술한 곳 또한 잇몸주머니다. 잇몸주머니 아래 치아와 잇몸조직이 붙은 곳을 결합상피라고 하는데, 이곳은 세포들의 결합이 취약한 곳이다.

Q. 치과는 바이오필름과의 씨름터

A. 잇몸주머니 속의 바이오필름은 세균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칫솔질만으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그런 면에서 치과는 환자들 스스로가 관리하지 못해 쌓인 바이오필름과 그것이 일으키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대안을 찾는 공간이다. 충치 치료는 바이오필름이 만든 충치 부분을 드릴로 제거하고 그곳을 다른 재료로 보강해주는 시술이다. 스케일링이나 잇몸치료는 치아의 표면과 치아 뿌리, 또 잇몸 속에 쌓인 바이오필름을 제거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세균의 부담을 낮추는 과정이다. 심지어 잇몸병으로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치아를 빼는 것도 발치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치아 뿌리에 붙어 있는 바이오필름 제거가 목적이다. 이처럼 치과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행위는 바이오필름의 제거와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많다. 그래서 치과가 바이오필름과의 씨름터라는 것이다.

이 글은 저자 김혜성, 출판 파라사이언스, 도서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에서 일부 발췌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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