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강보건 분야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및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기 검진 및 조기치료, 생활습관의 개선, 디지털 기술적용, 개인 맞춤형 치료 등이 이루어지면서 환자의 구강건강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예방하고, 환자의 요구와 필요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구강건강을 증진시키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대상자의 구강건강에 대한 예방 및 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이를 수행하는 전문 인력의 역할 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따라서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구강보건활동을 기획, 수행하는 지역사회 치과위생사의 전문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2차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Oral Health Plan 2026, 2022~2026)’에는 국민의 선택권 보장 및 치과의료의 질·안전 제고를 위한 전문가의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노인·장애인 구강보건 전문치과위생사 양성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전문치과위생사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전문치과위생사제도의 신속한 도입과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이후 보건복지부 관계자 및 관련 국회의원 등을 만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등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구강보건활동에는 대상자별 구강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도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치과위생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역사회 치과위생사는 지역 주민의 구강건강실태를 바탕으로 구강건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구강건강 상담을 실시한다. 또한, 구강건강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홍보하여 지역사회 주민의 구강건강을 향상시킨다. 이와 같은 지역사회 치과위생사의 역할로 볼 때 정부의 구강보건 전문치과위생사 양성 계획은 사회적 필요가 반영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문치과위생사는 다양한 치과영역에서 요구되지만, 지역사회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영역은 구강질환에 대한 위험이 높고 자가 케어가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 분야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인구의 비율이 급격히 늘면서 2025년에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도 노인의 일자리, 건강관련지원, 기초연금 등의 다양한 노인복지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기본계획에 노인·장애인 구강보건 전문치과위생사 양성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분야에 전문치과위생사가 도입되면 이들은 노인과 장애인의 구강질환 특성을 파악하여 대상자에 맞는 필요를 제공하고, 장기요양 이용자의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등 더욱 전문화된 구강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와 같은 전문성을 살린 지역사회 치과위생사의 대표적인 활동 사례로는 인천시 서구보건소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협약을 맺고 추진하는 데이케어센터 시범사업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치과위생사가 주기적으로 데이케어센터를 방문하여 대상자에게 틀니세척 및 관리, 저작기능 강화 훈련, 구강 마사지 등 맞춤형 관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지역사회에는 대상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와 같은 사업에 제도적으로 자격을 갖춘 노인 전문치과위생사가 투입된다면 이들은 노인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실제 구강위생 및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력이므로, 데이케어센터에서 대상자의 구강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문치과위생사 제도의 도입은 지역사회 구강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으며, 치과위생사들이 각 전문분야에서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문치과위생사 제도가 도입, 정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를 위한 체계화된 교육과 인증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교육 과정 설치 등도 추진과제로 남아 있다. 그리고 전문치과위생사는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활동을 통해 구강건강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지역사회에 적용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대상자들과의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사회 대상자와의 올바른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은 구강건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마터 루터킹 목사는 “시작할 때는 모두가 발을 내디뎌야 한다”라고 했다. 국민의 선택권 보장 및 치과 의료의 질·안전 제고를 위해서 전문치과위생사 양성이 필요하다는 국가적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협회와 치과계, 정부 부처의 공조와 더불어 다각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치과위생사 스스로가 자신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량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업무 수행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지역사회 구강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전문치과위생사제도의 필요성과 이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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