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과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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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과 PD수첩
  • 권현숙 (대한치위생과교수협의회장)
  • 승인 2003.12.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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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 MBC PD 수첩을 통해 상아탑인 대학교에서 그것도 교수가 자신의 제자에게 성폭행을 행하는 사례 등을 담은 고발을 보았다.

현직 교수로 있는 나로서는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시청하게 되었다.

성폭력의 법률학적 의미는 강간과 강간 미수를 의미하고, 사회학적 관점에서 성폭력은 권력을 이용하여 강자가 약자에게 휘두르는 폭력 관계라 할 수 있다.

물론 PD 수첩에서 고발한 교수의 성폭행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코드를 읽게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강자이면서 남성인 교수가 약자이면서 여성인 학생을 성폭력해도 사회에서는 약자이면서 여성인 학생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고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수는 학생에게 취업 자리를 마련해주고 미래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강자이고, 학생은 자신의 미래가 교수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해도 그냥 순순히 넘어갈 수밖에 없는 약자인가?

물론,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서는 교수직이고 학생직분이겠지만, 이전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는 사실을 운운하는 것은 현 사회 실정 상 너무 고리타분하고 문제의 본질을 꽤 뚫어 보지 못하는 소리로만 치부될까?

현재 방영되고 있는 ‘대장금’이란 사극이 그냥 단순히 드라마로써만 보여 지지 않는 것은 그곳에 진정한 스승과 제자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비리와 모략 속에서도 원칙을 굽히지 않고 가르치는 스승과 그 스승을 받드는 제자의 모습에서는 경외감까지 느껴진다.

물론 그 스승은 드라마 상 여자지만, 스승은 남성과 여성을 떠나 스승이다.

여전히 우리사회에는 훌륭한 스승님들이 존재하시고, 자신의 인생에 등불이 되어주신 스승님께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 제자들이 있다. 그 스승님들은 물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앞서 도덕적으로 우리에게 모범이 되는 분들이다.

스승은 스승답고 제자는 제자다운 그런 사회의 모습을 되찾을 때, 그리고 그 논리가 더 이상 윤리책에서나 나오는 소리로써 치부되어버리지 않을 때, 우리의 사회는 병리학적 현상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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