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치과위생사,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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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과위생사,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7.03.30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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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구강건강 전문가 치과위생사를 알리는 대국민 홍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치과위생사 명찰 패용이 의무화되면서 국민들에게 치과위생사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심어줄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사실 여타 전문직에 비해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국내 유력 언론들조차 메디컬 ‘간호사’와 덴탈 ‘치과위생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치과위생사 양성 교육이 시작된 지 50년이 넘고, 전국에 배출된 치과위생사 수만 7만을 웃도는데도 사람들은 치과위생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실정이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늦게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올해부터 보건의료인 명찰 패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치과에서 무자격자의 불법 스케일링 시술 등에 대한 문제를 근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과위생사들이 모처럼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 소식에 마냥 즐거워하고만 있어선 안 될 것 같다. 단순히 명찰 패용만 한다고 해서 치과위생사 위상이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치위협 문경숙 집행부는 지난 2015년 출범부터 ‘치과위생사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치과위생사는 의료인’이라는 내용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더니 협회장이 생방송 뉴스에 출연하는가 하면 라디오와 서울 지하철 등에 치과위생사 홍보 광고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아예 방송 드라마 콘텐츠 제작지원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전에 없던 새로운 행보를 보이면서 치과계는 물론 다른 보건의료계 단체들도 치위협의 행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모든 브랜드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더 많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곧 매출증대로 이어지며, 지속적인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치위협이 크지 않은 재정 규모에도 대중광고에 열을 올리는 것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문직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인력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높여 인력 수요와 권익, 복리 증진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치위협이 개최한 연석회의에서 전국 시도회가 치과위생사 홍보를 위해 저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대중광고를 시행하기로 전격 의결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결정된 일이다. 치과위생사 자긍심 회복과 발전을 위해 큰 틀에서 머릴 맞대다니 의미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구강건강 전문가 치과위생사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건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과위생사 위상 제고는 협회 홍보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보는 치과위생사의 모습이다. 치과위생사 각자 한 명 한 명이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좁게는 직장에서, 넓게는 지역사회에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치과위생사가 돼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치위생계. 그동안 가까운 골인지점을 향해 각자 달려갔다면 이젠 먼 곳을 향해 힘차게 노를 저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파트너다. 치위협은 치과위생사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 개선을 이루고, 치과위생사가 다시 치위협의 성장 동력이 되는 선순환적 발전구조가 정착되길 기대하는 이유다. 그래야 치과위생사가 구강건강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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