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문학동네/7,000원
‘새의 선물’에 이어 그 후속편으로 나온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는 제목에서 촌스러움과 속물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2년전 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을 묶어 책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독자를 의식한 인위적인 통속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녀만의 특유한 매력은 그대로 책속에 배어 있다.
책과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 것이다. 그녀만의 톡톡튀는 냉소는 책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일상을 자신만의 논조로 풀어놓는 그 재담에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사랑에 관한 은희경의 논리는 삼각구도이다. 하나면 집착하게 되고, 둘이면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셋이라면 무게를 나눠가질 수 있어서 균형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쨌든 애인이 셋 정도는 되어야 사랑에 대한 냉소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세련되고 경쾌한 논리인가.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마지막 춤상대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마지막이 언제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지금의 상대와 마지막인 것처럼 춤을 추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상황에 대한 성실성과 현실성이 은희경의 경쾌한 인생관을 결코 가볍지 않게 만들어준다. 오히려 그녀는 진지하다. 그렇다. 자유롭게 사는 것은 아무렇게나 사는 것과 다르다. 그 무게면에서…
저작권자 © 치위협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