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책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인생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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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책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인생이 달라졌다.
  • 최수미 치과위생사
  • 승인 2022.08.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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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미 치과위생사
-삶의 끝에서 책을 만났다.
내가 책을 쓴 시기가 40이 넘는 나이였다. 나는 왜? 책을 쓰고 싶었고, 써야만 했나. 2018년 3월과 5월에 나는 신장암과 갑상선암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나에게 ‘암’이라는 친구가 찾아온 이후로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변하지 않을 거 같은 나의 일상이 예전과 다른 생활 패턴과 마음가짐, 생각들로 변한 계기가 되었다.
수술을 하게 되면서 다니던 직장에 병가를 한 달 냈다. 누구보다 건강하다고 자부했기에 수술을 잘 이겨내고 별일 없다는 듯이 복귀하리라 생각했다. 젊었고, 건강하다고 생각했기에 수술 후 회복이 빠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 다르게 수술은 내 몸에 큰 충격이었나 보다. 금방 일어날 줄 알았던 나는 일어나지 못했다. 수술 후 마취 알레르기로 인한 메스꺼움과 구토 반응, 어지럼증으로 고생을 했고, 수술 후 3일째가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조금씩 걸을 수 있었다. 수술 충격으로 내 몸속에 근육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고,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었고, 걸음도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입안은 온통 까슬거려 밥을 먹기도 힘들었다. 내가 수술을 얕잡아 본 것이다. 
 
수술 후에 복귀하기로 한 병원에는 죄송하게도 퇴사 결정을 내렸다. 금방 회복될 줄 알았던 나는 몸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는 것을 보고, 한 달 후의 정상적인 직장생활은 불가능할 거란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몸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자신을 돌보지 못한 나에게 신이 주신 기회의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감사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나에게 ‘쉼’이라는 시간을 주셨으니 말이다. 긴 회복의 시간을 갖는 시간 동안 나는 나를 돌아보고, 돌봐주는 법을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몸이 더디게 나아지는 걸 느끼면서 ‘치과에서 계속 일하는 게 힘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되뇌게 됐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일은 예전보다는 체력적으로 덜 힘들면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지인이 몸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추천해준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면서 나도 그 유튜버처럼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을 심어주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되었다. 그녀도 책을 썼었고, 그로 인해 지금은 ‘북 유튜버’로 왕성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녀처럼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20대 때 나는 책에 파묻혀 살았다. 그러면서 어렴풋이 하는 생각이 나도 나중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게 생각이 났다. 그래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내 미래의 삶을 바꿀 수도 있는 책을 한 번 써보자.’
 
최수미 치과위생사가 쓴
「책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인생이 달라졌다」
=미다스북스 제공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 권의 책이 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다못해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하는 것도 나의 에너지를 나눠야 하는 것이기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인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7시까지 보통 8시간 이상은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면서 독창적인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특히나 정해진 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시간을 만들어내 글을 써야만 했다. 글을 쓰기위해 우선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야만 했다. 암수술을 두 번이나 한 나였기에 예전과 다른 체력과 생활패턴으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했다. 체력분배와 시간을 내는 것이 나에게 큰 숙제였다.
 
처음 책 쓰기를 시작했을 땐 그냥 천천히 주말을 이용해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했다. 수술 후 피곤하면 저녁에 7~8시에 잠에 드는 수면 패턴으로 바뀌었던 터라 퇴근 후에 책을 쓰겠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 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글쓰기 작업에 들어가면서 나의 열정이 막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작업 기간을 길게 잡고 가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향이 차라리 나에게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하루에 3~4시간만 잠을 자고 나머지는 시간에는 책을 썼다. 우선은 잠이 오면 무조건 잠은 잤다. 내가 활용한 대부분의 시간은 새벽 시간이나 퇴근 후 3시간이었다. 퇴근 후에는 집 근처 카페에서 집중적으로 썼고, 주말은 거의 대부분 책 쓰기에 몰두했다. 내 모든 열정을 책 쓰는데 쏟아 부었다.
 
-책은 나에게 사막 속 오아시스 같았다.
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순탄한 삶을 산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내 주위의 친구들과 나를 비교했을 때 나의 삶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순탄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힘든 나의 삶이 언젠가는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 ‘희망’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었다.
 
20대 때 나는 책에 파묻혀 살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나는 정말이지 정글과도 같은 현실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사회 부적응자’가 되었다. 태생적으로 사회 부적응자가 아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응하지 못해 만들어진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으며,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그 당시 나는 그저 직접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런 사회 부적응자인 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책’이다. 어떻게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나를 내려놓아야 하는지, 상사를 대해야 하는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지, 환자를 대해야 하는지도 나는 모든 것을 책에서 배우고, 배운 것을 직접 적용해보면서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갔다.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 차차 적용해가면서 나는 변하고 있었고, 한 발 한 발 성장해가고 있었다. 차츰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니 나도 내가 뿌듯하고 대견했다. 성장해가는 나를 보면서 나는 책에 더 깊게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도 더 긍정적으로 하게 되었고,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말 그대로 ‘사회생활’이라는 것에 순탄하게 적응하게 된 것이다. 책은 나의 인생을 첫 번째로 통으로 바꾼 귀한 도구였다.
 
-진정한 ‘나’를 찾아서
몇 년 전부터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생활 패턴, 생각 패턴, 타인과의 관계 패턴, 나와의 패턴.
 
특히 우리나라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문화이기에 코로나로 타인과의 단절로 인한 무력감과 상실감이 더 컸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서 ‘나’와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의 시선과 에너지가 타인과 사회에 중점적이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타인에서 나에게로 집중되는 생활 패턴과 생각 패턴을 갖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패턴들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많은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고, 또 나름 익숙해져 가고 있다. 나 또한 그러하다. 2018년 암 수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타인과의 관계가 줄어들고 나와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서 생각을 깊숙이 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원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삶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었던가? 지금까지 앞만 보고 살아온 삶에서 나는 진정으로 행복했는가? 지금까지 앞만 보고 살아온 내 삶에 나는 얼마나 존재했는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정비를 했다. 사회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진정 내가 원하고, 내가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다. 그래야만 내가 죽어서 신 앞에 갔을 때 정말 나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고 말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조금 더 나에게 솔직해지려고 하고, 타인에게도 솔직해지려고 하고 있다. 예전에는 타인 중심, 사회 중심의 삶을 살아왔다면, 지금은 내가 우선이고, 내가 행복해지려고 한다. 어쩌면 조금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가 우선인 생각과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나와 진정으로 친해지고, 나를 사랑해줄 수 있고, 내가 행복해지면 그것이 고스란히 타인에게나 사회에 전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나를 희생하고 타인과 사회에 적응해가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없다면,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과연 그것이 무슨 소용일까? 나는 아파하고 있는데, 그로인해 내 몸과 마음이 아파진다면, 그것은 과연 누굴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어느 누구보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나’ 자신뿐이다. 내가 존재해야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경험해볼 수 있지 않겠는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들을 경험하고 겪어내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단단해져야 흡수할 수 있고, 충격에 버틸 수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줘야 그 단단함이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혼자만의 시간도 가지고, 즐기면서 나에게 주는 휴식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맛있는 것도 먹고, 가끔 여행도 가고, 산책도 하고, 들에 피는 꽃들도 보고, 하늘도 보면서, 코끝에 느껴지는 바람도 만끽하면서 말이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어쩌면 조금은 느리게 주위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는 마음을 갖는다면 여유로운 일상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사회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달성해야만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달성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면서 힘들어한다. 그런데 살아보니 굳이 사회의 요구대로 살지 않아도 되더라. 사회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매달리지 않아도 우리 자신은 충분히 빛나는 존재이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이다. 무언가를 이루고 달성해야만 빛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냥 존재만으로 빛나고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우리 개개인은 이미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존재다. 타인과 사회의 시선에서 조금은 벗어나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자신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 존재인지 스스로가 알아차리고 더욱더 나를 사랑하는 일상을 살았으면 바람이다. 어차피 우리는 잘 될 인생이라는 것을 믿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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