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김혜날 저/메이븐 출판/2022년 11월 11일 발행/정가 17,200원
마흔이란 나이가 오기 전에는 너무 준비 없이 맞이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었다. 그래서 마흔이라는 키워드만 있으면 한 번씩 모두 다 읽어본 것 같다. 그러나 마흔이 훌쩍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나에게 그렇게 걱정할 것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았다는 것이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나는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다.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나 많은 지인들도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나는 내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즐거움보다는 책임감이 먼저이고 일이 더 즐거웠다. 그래서 그런지 육아는 내 생각과는 참으로 많이 달랐다. 지금이야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너무 힘들었다.
가끔 남편에게 “지금 어때? 20대나 30대에 비하면?”이라는 질문을 해본다. 내가 생각한 부분과 일치하는지도 궁금하고 아니면 다르다면 어떤 면이 다른가 해서 말이다.
나도 즐거움보다는 책임감이 먼저이고 일이 더 즐거웠다. 그래서 그런지 육아는 내 생각과는 참으로 많이 달랐다. 지금이야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너무 힘들었다.
가끔 남편에게 “지금 어때? 20대나 30대에 비하면?”이라는 질문을 해본다. 내가 생각한 부분과 일치하는지도 궁금하고 아니면 다르다면 어떤 면이 다른가 해서 말이다.
남편은 “난 20대와 30대가 거의 육아로 보낸 것 같아서, 그래도 지금은 애들이 커서 지금이 제일 좋다”라고 얘기해줬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20대에 결혼하고 첫째를 출산하고 30대에 둘째를 낳고 육아한다고 보낸 긴 시간들이 끝날 거 같지 않았지만, 그 끝은 항상 존재한다. 나에겐 40대는 육아의 끝이기도 하지만 한숨 쉬고 지나갈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을 키우면서 즐거웠던 소중했던 기억들이 더 많으니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과,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갈 때 잘 떠나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상적인 부모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법이니까.”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과,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갈 때 잘 떠나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부모가 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상적인 부모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법이니까.”
올해 첫째가 부모에게서 벗어나 자립하기 시작했다. 걱정 투성이었지만, 막상 지켜보니 1인분을 몫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천천히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한 사람의 몫으로 살아가는 법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부모로서 난 뒤에서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부모는 아닐지라도 괜찮은 부모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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