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활동을 왜 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합니다. 큰 의미나 뜻이 있어서라기보다 제게 치과위생사 면허가 있고, 그 면허로 이 활동을 할 수 있어서 합니다.”
치위생(학)과 학생들을 위한 중증장애인치과 나눔과 열림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교수님이 던진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의료복지 NGO 단체인 ‘행동하는 의사회’가 운영하는 중증장애인치과 나눔과 열림에서 활동 중입니다. 처음 이곳을 찾은 인연은 2011년 11월부터이며, 먼저 활동을 시작한 친구의 소개로 한 달에 한 번 방문하여 활동하며 현재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나눔과 열림에서 치과위생사로서 제 활동은 중증장애인 중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지원, 구강 건강관리 교육, 구강질환 예방 처치 등의 활동을 하지만, 또한 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즉 장애인 감수성 교육, 구강질환 예방 등은 도움이 많이 되지요. 덕분에 우물 안에만 있던 개구리의 시야를 가졌던 제가 우물 밖으로 시선을 넓히는 정도의 시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행동하는 의사회의 활동 중 하나인 해외 의료 활동을 위해 KCOC 파견단원으로서 라오스 북부에 위치한 씨엥쿠앙이라는 아주 작은 소도시에 1년간 거주하며 해외 활동을 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역할은 한국에서 방문하는 의료 캠프팀의 활동 지원과 타 기관과의 의료사업 코디네이터 업무 등이었습니다.
활동 중에 의미 있었던 것은 KCOC 단원 프로젝트에 ‘지역 보건인력에 대한 구강보건교육’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응모하게 되었고 운 좋게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라오스에는 치과위생사가 없고 마을주민들도 구강보건과 관련된 보건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보건소에 근무할 예비 보건인력을 배출하는 지역 보건학교가 있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교재에 구강과 관련된 내용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보건학교 학생들이 졸업 후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강보건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구강보건교재를 제작하여 1차적으로 보건학교 교사와 재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다음에는 현장에서 실제 교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포스터도 제작·배부하였습니다. 치과위생사이기에 가능한 기획과 실천이었습니다.
1년간의 라오스 자원 활동으로 다른 환경과 사람에 대해 “이곳은, 이 사람들은 왜 이럴까?”의 ‘왜’가 ‘이해 불가 또는 불만의 왜’가 아닌 ‘결과의 원인이 되어 이해하고 인정을 위한 왜로, 변화의 동기부여가 되는 왜’로 변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봉사와 배려는 대상자와 대상자의 상황 또는 환경이 기준임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나눔과 열림 활동에 복귀하였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한국의 일상에 복귀하듯이 나눔과 열림으로, 자원활동가로서의 일상으로 복귀하였습니다. 모든 이가 함께 건강한 사회, 모든 이의 이(치아)가 건강한 사회, 그래서 평범하고 건강한 일상을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 활동이 저에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여러분에게도 치과위생사 활동가로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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