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우리는 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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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우리는 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
  • 김영경 교수(충청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4.09.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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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교수
김영경 교수
우리는 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 어찌 보면 우매한 질문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전문가로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법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려면 사회에 정해진 규칙이 있어야 하며 그 규칙에 따라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해가기 위해서이다. 예전에는 아주 큰 범죄만을 법으로 정해놓고 다른 사항들은 윤리에 의해 자신의 도덕과 양심에 의해서 당연하게 행동했다. 예를 들면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고 불효하면 안 되는 것을 굳이 법으로 정해놓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현대는 그러한 가족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어 친족법의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사람들의 생활과 일치되지 않을 경우 단순하게 윤리적인 가치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법은 빠르게 더 많이 제정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제정되는 법 중 일부 법들은 점점 더 촘촘하게 만들어져 사회에서의 업무와 위치를 규정하고 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여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고 그 대표들은 국민의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해 입법을 해간다. 그 입법과정에서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고 그 갈등을 조정해 나가기도 한다. 여러 갈등을 겪은 후의 법의 공포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법을 수용하고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록 법이 우리가 혹시 생각하는 것과 조금 상이하더라도 그것을 지키는 것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사실 법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도덕과 양심이 중요하지만, 그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합의된 강제적 규정이 필요한 것이다.
 
「간호법」은 국회를 통과한 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사라졌다가 현 정부의 의료인력 사태로 인하여 다시 발의되는 진통을 겪고 지난 8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각 직역은 법안에 명시되는 간호사의 업무가 미칠 파장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 의견을 내어 조율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를 하기도 하였다. 반대하는 직역은 나름대로의 우려가 있었을 것이고 어느 정도 그러한 우려에 공감이 되기도 했다.
 
그럼 치과위생사와 「간호법」은 어떠한가? 「간호법」 제12조를 살펴보면 제1항제2호에서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와 제2항 “병원급 의료기관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환자의 진료 및 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있은 후에 의사의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근거하여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인해 치과위생사를 포함한 의료기사 업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이하 의기총)에서 업무 침해 소지를 근거로 반대 의견을 내비쳤던 바 있다.
 
그런 염려를 고려하여 「간호법」 제12조제3항에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구체적인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며, 의기총의 일차적 우려는 일단 해당 문항으로 해소된 듯 보인다.
 
의기총이 함께 노력한 결과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령에 구체적인 업무와 한계를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서는 과제가 남아있고, 이는 의기총과의 논의를 통해서 합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법으로 직무의 범위를 정해놓은 것은 그 전문성을 통하여 국민 의료향상에 이바지하라는 사명을 부여한 것이다. 행여 그 직무의 전문성을 침범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면허라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 태도, 행위와 함께 윤리적 책임을 함께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태도와 행위를 스스로 익히며 전문 직업인으로서 자격을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할 수 있도록 제약하는 것이 관련 법들이다. 우리는 보수교육을 받고, 실태와 취업에 대한 신고를 하는 등의 법을 지킴으로써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윤리적 책임은 우리를 더욱 전문가다운 모습으로 업무를 하게 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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