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대비 전략] 고령 친화적(Age-friendly) 치과 환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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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 대비 전략] 고령 친화적(Age-friendly) 치과 환경 만들기
  • 윤지혜 연구원(아주대 노인보건연구센터)
  • 승인 2021.10.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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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연구원(아주대 노인보건연구센터)

2. 고령 친화적(Age-friendly) 치과 환경 만들기 

세계국제보건기구에서는 고령화 대응 전략으로 노인의 내재적 능력(Intrinsic capacity) 유지뿐만 아니라 환경(Environments)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노인이 기능적 능력(Functional ability)을 기르고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통합 돌봄 체계와 같은 건강 서비스의 변화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의 개선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환경은 노인이 거주하는 주택부터 옥외환경, 교통 및 이동할 수 있는 능력 모두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의료계에서는 고령친화병원(Age-friendly hospital)으로 병원환경과 시스템을 개선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외국의 병원(캐나다, 네덜란드, 대만)에서는 이미 정책적으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치과는 노인 친화적인 환경 및 병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치과 치료를 받는 동안 지팡이나 이동 보조기, 휠체어를 보관해둘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바닥이 넘어지기 쉬운 미끄러운 재질은 아닌지, 시력 저하가 있는 노인을 위해 돋보기 안경을 비치해두고 있는지, 핸드피스 소리가 시끄러운 공간에서 노인에게 상담을 하고 있진 않은지 말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시·청각 능력이 저하된 노인은 치과의 문턱이 더욱 높게 느껴질 것이고 결국 구강 상태를 개선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앞으로 노인들은 자신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치과보다는 편안하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치과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이렇듯 고령화로 인하여 노인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 친화적 치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노인의 편의 및 안전뿐만 아니라 치과 차별화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가오는 초고령 시대를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노인 통합 돌봄 체계 내에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치과 임상 현장에서도 노인 친화적인 환경으로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전략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노인 기능 저하에 초점을 맞춘 노인 친화적 치과 환경 전략
1. 시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전략
안질환 및 시력 저하는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자칫 노화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간과하기 쉬운 기능 저하 중 하나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건강보험통계지표에서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1위는 백내장이었다. 많은 노인들이 겪고 있는 기능 저하 영역인 만큼 치과에서도 안질환 및 시력 저하가 있는 노인들이 편안하게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시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치과 환경 개선 전략
돋보기 안경을 데스크에 비치한다.
걷는 통로에 러그나 전기코드 등 보행에 방해될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한다.
, 통로, 계단 등에 대조적인 색상을 넣어 식별을 용이하게 한다.
자연광을 조절하기 위한 창문 덮개(블라인드)를 사용하여 눈부심을 방지한다.
각 공간의 문마다 큰 글꼴로 표시하여 헤매지 않도록 한다.
글씨를 크게 하고 식별이 용이한 글씨체를 사용한다.
중증의 시력 저하상태인 노인들에겐 구두로 접근한다. (; 환자에게 다가오거나 자리를 뜰 때)

2. 청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전략
청력 저하 노인들은 소리신호를 듣고 처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통에 있어 인지 및 주의력이 감소되어 있고 그로인해 오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과는 핸드피스 및 각종 진료기기 소리로 인한 소음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노인들은 치과종사자가 유도하는 대화나 상담을 이해하기 더욱 어려워할 수 있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9.8%가 청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노인의 10명 중 1명은 소음이 많은 치과 환경을 불편해한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청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치과 환경 개선 전략
청력저하 노인들과 대화할 땐 배경 소음(핸드피스, 석션)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할 때 얼굴과 입술이 잘 보이게 해야 한다.
되도록 간결하고 짧은 문장을 사용하도록 한다.
환자의 청각 능력에 맞춰 목소리 크기를 조정한다.
일률적으로 하는 질문이라면 큰 글꼴로 인쇄하여 보여주며 대답을 유도한다.
보청기 착용자라면 보청기가 켜져 있는지 확인한다.
노인이 되물었을 때 아닙니다. 됐습니다.” 등으로 차단하지 않는다. 청력저하 노인에게 가장 상처가 될 수 있는 반응

3. 이동 능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전략
이동 능력 저하 노인들은 낙상 위험이 매우 높다. 노인의 낙상은 뇌출혈, 골절과 같은 심각한 신체 손상으로 인해 장애 발생의 위험을 높이고, 심한 경우 낙상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처음 방문하는 치과 환경은 익숙치 않기 때문에 문턱이 있거나 대리석과 같은 미끄러운 바닥을 걷는 과정에서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동능력 저하 노인들을 위한 치과 환경 개선 전략
유니트 체어 주변에 지팡이나 이동장비를 걸어 놓거나 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노인들은 자신의 이동수단 장비를 시야 안에 두는 것을 선호한다.)
유니트 체어에서 노인 환자가 내려올 때
  • 시 보조가 필요한 분들이라면, 일어설 때 옆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대기
  • 환자의 경우 기립성 저혈압을 주의하며, 걷기 전 안정상태 확인을 위해 눈을 바라보도록 안내한다.
바닥에 광택제 사용을 피한다.
바닥은 미끄럽지 않은 재질의 바닥이어야 하고, 러그를 깔 경우 러그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정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장실에 손잡이 난간을 설치하는 것도 낙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화장실에 내부경보시스템을 갖춘다.
악력 저하 노인들은 수도꼭지, 돌리는 문손잡이보다는 레버형식이 도움이 된다.
화장실, 복도, 적어도 한 개의 유니트체어 주변은 이동장비(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노인 친화적인 환경 개선 전략들은 노인의 치과 방문의 부담을 줄여주고 노인 개인별 맞춤형 구강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며 궁극적으로 치료 만족도를 향상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현재 다니는 치과 내에서 개선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들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변화는 작은 실행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장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차근차근 개선하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다가올 초고령시대에 노인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고령 친화 치과로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1. Paula K. Friedman. Geriatric Dentistry caring for our aging population. Wiley black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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