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25일간 일본의 방문진료 사례 시찰 및 운영을 견학을 위해 ‘한국치과 통합돌봄대표단’이 일본 도쿄를 방문하였다. 최근 「돌봄통합지원법」 에서의 방문구강관리 시행에 관한 대비와 치위협에서 곧 진행될 재가 방문 구강관리 시범사업 전 준비로 진행되었다. 방문단은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스마일재단과 관계 전문가들과 미래 돌봄에 연대를 위한 인력들로 구성되었다. 우리 협회에서는 현재 노인구강관리사업과 K-스마일케어를 담당하고 있는 한지형 부회장과 김민영 연수이사, 그리고 필자가 참석하였다.
일본 방문치과진료체계 연계 및 교류가 목적이었으며 책과 세미나를 통해 전해 들었던 개호보험의 실제와 운영사례를 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시행하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에 찼다. 그리고 방문 전 어떤 질문을 하고, 무엇을 관찰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에 책임감도 느껴졌다.
출발 전 황윤숙 협회장께서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또 노인학과 교수 등과 같이 다 직종이 같은 상황을 보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매우 의미 있을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출발 전에는 실감하지 못했지만, 글을 쓰는 지금 돌이켜보니 꽤 의미 있고, 적중하는 말이었음이 분명하다. 확실히 각 분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여러 질문, 토론을 통해 후에 새로운 생각과 치위생관리와 접목할 것들, 향후 과제 등 생각이 폭이 넓어지는 기회가 되었다.
첫날 대표단은 일요일 오후 공항에서 만나 출발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방문이 10여 년 만이라 공무의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소풍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막상 2박 3일은 설렘을 지우는 강행군 이었지만. 이윽고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었다.
먼저 일본방문치과의사협회 임원진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일본방문치과협회 모리구치 켄조 회장, 마에다 미츠오 홍보이사, 사카구치 유타카 상임이사, 노사카 요이치로 학회장 등과 다른 임원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서로 경험하고 있는 각 나라의 방문치과진료 현황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언어의 불편함에 의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각자 핸드폰을 켜고 AI의 도움을 받아,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를 섞어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이를 통해 각 나라 노인 문제의 실상과 방문구강진료실태에 대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 특히 일본 방문치과의사협회 임원들은 실제로 방문치과진료를 하고 있고, 해당하는 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들이었기에 생동감 있는 사례들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현재 일본은 노인들의 저영양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소식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으로 인해 일본의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갈수록 저영양의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들을 염두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노인의 건강이 식이에서 시작이 된다면 그 식이의 기능 즉 영양 섭취를 좌우하는 구강건강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도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
이후 일본방문치과의사협회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간담회에서는 일본사회가 방문치과진료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방문치과와 외래진료의 차이점, 방문치과진료의 소개와 방문치과진료에서 시행되는 진료의 과정, 개호보험에서의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에 의한 재가 요양관리지도와 수가보상체계, 방문치과진료를 위한 다직종 연계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일본의 방문구강치과진료 역시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간병이 필요한 가장 큰 원인 질환은 치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의 방문치과진료는 기본적으로 외래진료와 거의 동일한 치료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 진료를 위해 전용장비를 구비한다. 방문치과진료가 가능한 범위는 병원을 중심으로 반경 16km이며, 방문지의 기준은 ‘환자가 잠을 자는 곳’으로 정해지며, 비율로 볼 때는 자택이 73%로 가장 높았다. 일본의 방문치과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치과는 전체 치과 중 24%를 차지하고, 진료내용으로는 보철‧의치 관련 진료가 20.2%, 치주질환 진료가 20.1%, 구강위생관리가 17.1%로 나타났다.
방문치과진료에서 방문구강관리의 경우 치과위생사가 단독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67%에 달해 높은 비율을 나타내었고, 치과위생사가 방문할 때는 치과의사의 지시서에 따라 약 20~30분 정도의 구강관리를 시행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재택요양관리지도 시 환자나 그의 가족들에게 관리지도계획서를 제공하는데 그 관리지도계획서를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공동으로 작성하도록 매뉴얼화되어 있는 등 환자를 위한 다직종 간 협력도 매우 인상 깊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11개 요양시설에서 2년간 추적‧관리한 결과 방문구강관리를 실시한 요양기관과 그렇지 않은 요양기관에서 흡인성폐렴의 발병률이 뚜렷이 감소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방문치과진료 시 진료보수는 환자 수, 진료시간, 치과의원 시설기준, 환자상태, 치과위생사의 참여, 진료내용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여러 보수 관련 내용 중 눈여겨본 것은 ‘구강위생관리가산’이라는 보수였는데, 치과의사의 지시를 받은 치과위생사가 구강위생관리를 실시하고, 그 환자를 관리하는 요양보호사에게 구체적인 기술적 조언 및 지도를 한 경우 산정할 수 있는 가산이었다. ‘꼼꼼한 보수체계를 바탕으로 적정한 구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방문치과의사협회에서 워낙 상세하고, 성실하게 자료준비를 해주셨고, 그에 따른 설명을 잘 해주셔서 교과서에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궁금증이 많은 우리 한국치과 통합돌봄대표단의 날카롭고 꼼꼼한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일본 방문의 마지막 날이었던 셋째날. 이날은 일찍부터 바쁜 하루였다. 이날은 실제 구강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요양병원 및 요양기관을 시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까지 있었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팀으로 나누어 견학을 위해 해당 기관으로 향하였다. 한지형 부회장은 지바현에 있는 코스타리존센주엔 쇼트스테이로, 이수구 위원장(스마일 재단) 팀은 도쿄도 오타구에 있는 츠쿠이 선샤인 양로원으로, 김민영 이사와 내가 속한 팀은 도쿄도 하치오지시에 있는 이에쥬카이료키타병원으로 나누어갔다.
그중 내가 방문한 이에쥬카이료키타병원은 요양병원인데 치과가 중심인 요양병원이었다. 이에쥬카이료키타병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 환자의 진단을 위해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관리영양사, 재활직원이 모두 모여 다학제적 진단을 내리는 모습이었다. 한 환자에 대한 진단을 위해 연계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심지어 환자의 식사 관찰과 그에 따른 회의를 위해 치과의사, 언어재활사, 간호사가 함께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특히 다른 병원에서 입소한 경관영양(Tube feeding) 환자들이 해당 병원으로 이송 후 구강관리를 받고 약 40%가 다시 경구 음식 섭취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해마다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를 볼 수 있었는데, 다시 한번 구강관리가 노인환자의 전신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일본에서는 연하능력에 대한 진단을 치과의사가 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진단기구와 연하를 측정할 수 있는 음식이 단계별로 정해져 있었다. 구강과 음식섭취가 노인환자의 구강건강을 위해 떼어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의 시스템을 보며 ‘연하에 대한 진단이 한국에서도 치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 많은 노인치료를 치과에서 시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발표하는 그 치과의사의 얼굴에는 이 구강관리를 통해 환자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앞으로 시행될 「통합돌봄법」을 통해 우리나라의 요양시설에서도 이런 기적들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의 협력방안이 중요할 것이고 타 직종이 같이 참여하여 환자의 건강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의 세심한 준비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브리핑이 끝난 후 실제 입소한 환자들을 만나러 갔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요양병원은 따뜻한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는 실제로 입소환자들의 구강을 관리한 후 칫솔 및 구강관리용품을 감염관리하고 있는 일본의 치과위생사들도 만날 수가 있었다. 우리는 치과위생사가 구강관리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치과의사의 지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렇게 짧은 견학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귀국을 위해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느끼는 일본의 햇살이 따사로웠다. 속담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백번의 말보다 한번 방문하여 일본의 방문구강관리 실태를 보고 느낀 것은 참 값지고 귀했다. 일본에서 본 정책과 실제 효과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정책에 잘 녹아들어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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