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나요?” “결혼하고도 계속 일할 수 있나요?” “아이 낳고 쉬었다가 복직할 수 있나요?”
매년 3월이 되면 치위생(학)과에 입학한 새내기들과 나누는 상담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 직업 안정성, 사회적 기여도 등 많은 장점을 가진 직업임을 알고 선택했음에도, 치과위생사라는 직업 앞에 ‘경력단절’의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많은 치과위생사가 경력단절을 겪고 있으며, 그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기준 치과위생사 면허 보유자는 약 10만 6천여 명이지만, 현역에서 활동 중인 인원은 4만 8천여 명에 불과하다. 치과위생사의 절반 이상이 출산, 육아, 혹은 기타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유휴 인력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경력단절이라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와 보건의료계 모두에게 큰 손실이다. 이들 유휴 인력을 단순히 ‘일하지 않는 인력’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치과위생사는 전문 자격을 갖춘 인력이기에 그 가치가 사회적으로도 계속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치과위생사 취업지원센터 설치와 대체인력 취업지원제도의 실질적 운영이 필요한 것이다. 이 제도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기존의 전문성을 잃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치과위생사들의 근무 형태는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육아 부담이 큰 기혼의 유휴 치과위생사는 풀타임 근무로의 즉각 복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인력을 활용한 유연한 근무 시스템은 유휴 치과위생사에게 복귀의 발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치과 현장의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최근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치과위생사 대체인력 취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국가 일자리 플랫폼인 ‘인재채움뱅크’에 치과위생사 전용관을 신설했다. 이는 특정 직역을 대상으로 한 첫 사례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전용관에서는 희망 조건에 따른 맞춤형 일자리 매칭, 실무 중심의 직무교육 제공, 이수자에 대해 우선적인 취업 연결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인재채움뱅크’라는 플랫폼이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치과위생사에게 단순한 구직 지원 서비스 차원을 넘어 경력 회복을 위한 통합 지원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기를 협회와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 1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 치과위생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체인력 취업 관련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84%가 대체인력 제도가 일·가정 양립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80%는 대체인력으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 지원 제도를 알고 있는 비율은 48%에 그쳤고, 실제 지원받은 경험은 6%에 불과했다. 이는 경력단절에 대비한 제도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하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데에도 여전히 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경력단절을 겪는 치과위생사에게 많은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는 한편, 치과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치과의료기관이 경력단절 치과위생사의 복귀를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전용 플랫폼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현장의 고질적 인력난 해결과 치과위생사의 지속 가능한 커리어 구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한 개인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국민 구강건강 향상과 의료 서비스의 질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치과위생사라는 전문인력이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보건의료 시스템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휴 치과위생사의 준비와 참여도 중요하다. 현장을 오래 떠나 있었더라도 전문직으로서의 자격과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자기 주도적 학습과 최신 임상 기술, 디지털 장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훈련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재채움뱅크’를 통한 치과위생사 전용관 등록과 조건에 맞는 일자리 탐색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가족과의 일정 조율, 파트타임 등 유연한 근무 형태를 고려하고, 지역 네트워크나 협회 활동을 통한 연결 유지도 경력단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된다. ‘나는 자격을 갖춘 전문가’라는 자기 확신과 심리적 준비가 있을 때, 대체인력 제도는 커리어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치과위생사 취업지원센터와 대체인력 지원제도는 경력단절 치과위생사에게는 복귀의 다리가, 치과 현장에는 인력 수급의 해법이, 보건의료계 전체에는 지속가능한 전문인력 활용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정부, 협회, 현장이 긴밀히 협력하여 이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 좋은 정책은 ‘설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실행’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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