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그들을 믿고 보내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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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그들을 믿고 보내는 용기
  • 성미경 교수(마산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5.11.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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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 교수
성미경 교수
창밖으로 낙엽 한 잎이 바람에 실려 천천히 떨어진다. 나무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 잎을 보내고, 떨어진 잎은 흙으로 돌아가 다음 봄을 준비한다. 그 모습이 참 담담해 보여 나는 한참을 서서 낙엽을 바라보았다. 이 낙엽들도 한때는 나무의 전부였을 것이다. 햇빛을 받아 양분을 만들고, 나무를 푸르고 빛나게 했던 잎들. 하지만 제 역할을 다한 뒤, 나무는 미련 없이 그것들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또 다른 봄이 올 것을 믿으며 겨울을 준비한다.
 
낙엽을 떨구는 나무가 10월의 학교 캠퍼스 같다. 10월은 졸업생을 보내고 신입생을 맞을 준비로 조금 분주한 미완의 학교와 기대감의 사회 초년생을 맞이할 사회(임상)의 시간이다. 3년 혹은 4년의 교육과정을 거의 마무리하며 실기와 필기의 국가시험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임상은 좀 더 좋은 학생, 잘하는 학생, 센스있는 학생을 신입직원으로 맞고 싶어 바쁜 일정을 조정하여 구인, 구직 광고를 고민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다른 배경과 경험을 지닌 채 교정에 들어선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각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야말로 교육자의 첫 번째 역할이라 생각한다. 국가고시와 취업을 앞두고 고군분투하는 지금, 치위생학을 가르치는 일은 단순히 치아 관리 기술이나 구강위생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길러내야 할 것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가진 전문가’여야 한다. 
 
치과위생사는 환자의 구강 건강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질을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명감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 믿고, 특히, 실습 시간에는 단순한 시술이 아닌 대상자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두어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그 작은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종종 문자나 전화로 소식을 전하는 졸업생 중에 손이 너무 떨려 기구를 놓쳤던 학생이 지금은 가장 섬세한 술기를 가진 치과위생사로, "전 못할 것 같아요" 하던 학생이 지역사회 구강보건사업의 중심에 있고, 국시 떨어져 재수했던 학생은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실습 때 대상자와 소통을 못하던 학생은 환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치과위생사로 성장했다는 소식들을 들으면서 깨닫는다. 비록 속도에서는 늦었지만, 진심으로 대상자를 대하던 그들의 마음이 있었음을.
 
우리의 교육은 단지 치과위생사 '국가고시 합격증'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잠재력을 꽃피워 '좋은 사람, 사명감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게 하는 '인생의 변곡점'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강의실에서, 실습실에서, 때로는 지루함과 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끝까지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 동료 교수님들을 응원합니다.
 
교수는 시작점을 알려줄 뿐 진짜 치과위생사는 현장에서 만들어진다고 믿으며 사회 초년생인 그들을 보내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용기가 아니다. 학생들이 첫발을 내딛는 용기, 환자들이 신입 치과위생사를 믿고 입을 벌리는 용기, 선배 치과위생사가 후배를 기다리는 용기, 병원이 새 직원을 맞이하는 용기. 모두의 용기가 모여 한 사람의 시작을 만든다. 나도 그 용기의 한 부분일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미 가진 날개를 펼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떨어지는 잎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듯 보내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응원이다. 나는 학생들을 보내며 그들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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