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인구 고령화는 구강보건 분야에서도 새로운 정책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024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초과하며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하였다. 치아 상실과 구강 기능 저하는 영양 섭취 저하, 흡인성 폐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전신건강 문제와 직결되며, 구강건강은 노인의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자리한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기요양 상태에 있는 노인은 신체적·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정기적인 치과 이용이 어렵고, 구강질환이 누적되며 전신질환과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방문 구강진료가 주목받고 있다. 방문 구강진료란 치과 전문가가 노인의 자택이나 장기요양 시설을 직접 방문하여 구강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령화가 앞서 진행된 여러 국가에서 이미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PRISMA-ScR 지침에 따라 PubMed, Embase, Scopus 3개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검색하여 최종 14편의 문헌을 선정·분석한 스코핑 리뷰가 수행되었으며, 일본, 홍콩, 대만, 독일, 스위스, 영국, 캐나다, 호주 등 8개국의 방문 구강진료 제도를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분석 결과, 방문 구강진료의 운영 형태는 각국의 보건의료 체계 및 재정 구조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일본은 2000년 도입된 공적 장기요양보험(LTCI)을 기반으로 재택 요양 중인 노인에게 치과 진료를 보험 급여로 제공하며, 진료 환자 수에 따라 수가가 차등 적용되는 세분화된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방문 치과진료 이용률은 37.9%, 홈케어 관리 서비스는 51.1%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홍콩은 정부 재정을 기반으로 4개 비정부기구(NGO)가 이동식 치과 진료팀을 운영하며 만 60세 이상 취약계층 노인에게 기본 진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간병인·가족을 대상으로 한 구강건강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대만은 2010년 대학병원 시범사업으로 출발하여 2011년 국민건강보험에 부분 편입되었으며, 현재는 치과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2인 1조 방문 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방문 구강진료를 치과대학 교육과정에 통합하였다. 반면 독일·스위스·영국은 제도상 방문진료가 허용되어 있으나 실제 운영은 개별 치과의사의 자율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지역 간 편차가 크고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캐나다와 호주는 주(州) 또는 지역 단위에서 민간 주도의 방문진료 모델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공보건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점진적인 제도화가 진행 중이다.
방문 구강진료의 효과는 여러 국가에서 일관되게 보고되었다. 일본에서는 방문진료를 이용한 노인에서 구강 상태 유지 및 기능 보존에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었으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정기적인 방문진료가 치주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호주 시드니의 Reach-OHT 프로그램에서는 3년간 607명을 대상으로 구강 청결 상태 향상과 치통 감소 효과가 보고되었고, 120명 이상의 시설 종사자가 교육을 받아 간접적인 구강건강 증진 효과로 이어졌다. 의료진의 직접 방문은 이동 장벽과 물리적 접근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치과 서비스 이용 자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치료 제공을 넘어 구강건강 형평성 향상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문 구강진료는 휴대 장비의 한계로 인해 진단 및 치료 범위에 제약이 존재하며, 예방처치, 기초 수복, 의치 수리 등 기본적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방문진료 수가는 이동 비용·장비 비용·소요 시간 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 적극적인 서비스 제공을 저해하고 있으며, 복잡한 행정 절차와 표준화된 임상 가이드라인의 부재, 응급 상황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우려는 의료진의 참여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서의 관련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비용-효과 분석이나 장기 추적연구 등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 절차의 간소화, 표준화된 임상 가이드라인 수립, 교통비·장비비·인력비용을 반영한 현실적 수가 체계 마련, 응급 대응과 다학제 협업을 포함한 전문가 교육 강화, 그리고 법적 면책 기준의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가입과 의료 정보 전산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으며,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의 제도적 정비가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은 방문 구강진료의 제도화를 모색하기에 적절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이번 스코핑 리뷰는 방문 구강진료가 고령사회에서 구강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중보건 전략임을 국제적 근거를 통해 실증하였으며, 우리나라의 제도 설계와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출처
Park S, Han S, Jin BH. Domiciliary dental care for the older adults across countries: a scoping review. J Korean Acad Oral Health. 2025;49(4):212-224. https://doi.org/10.11149/jkaoh.2025.49.4.212
* 이 요약문은 「대한구강보건학회지」 제49권 4호(2025년 12월)에 게재된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는 노인 방문 구강진료: 스코핑 리뷰”의 내용을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이명진 학술위원이 요약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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