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학을 전공한 연구자가 희귀 치아 발달 이상인 ‘어금니 뿌리-절치 기형(Molar Root–Incisor Malformation, 이하 MRIM)’의 발생 기전을 단백질체 수준에서 분석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희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예주리 연구원은 경희대 치과대학 소아치과학교실(남옥형 교수) 및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소아치과학교실(현홍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MRIM 연구에 참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Dental Research(JDR)’ 2026년 8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Proteomics of Cervical Mineralized Diaphragm in Molar Root–Incisor Malformation)
MRIM은 소아·청소년에게서 드물게 발생하는 치아 발달 이상이다. 치관(치아 머리)은 비교적 정상적인 형태를 띠지만, 치근(치아 뿌리)과 치수강 바닥의 구조가 심하게 변형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치수강 바닥과 잇몸 하부에는 정상 상아질과 구별되는 비정상적인 석회화 구조가 형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비정상적인 치근 발달로 이어지는지 그 분자적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MRIM 치아에서 관찰되는 ‘경부 석회화 격막(Cervical Mineralized Diaphragm, 이하 CMD)’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하고, 생물정보학(바이오인포마틱스) 기반의 단백질체 분석을 수행했다.
마이크로-CT(Micro-CT) 분석 결과, MRIM 치아의 치수강 바닥에서 방사선 불투과성이 높은 CMD가 관찰됐으며, 이 구조가 치수와 치근관 사이의 연결을 차단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CMD의 방사선 밀도는 법랑질과 상아질의 중간 수준이었고, 내부에는 조밀한 영역과 다공성 영역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조를 띠었다. 주사전자현미경(SEM) 분석에서도 일반적인 치아 경조직과는 다른 기둥형 및 결정형 미세구조가 나타났다.
특히 핵심 단계인 단백질체 분석에서는 MRIM과 정상 대조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MRIM에서는 ‘상피-간엽 전환(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EMT)’과 관련된 신호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각질화 관련 단백질은 증가한 반면, 생체 광물화(미네랄화) 조직 발달과 세포외기질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MRIM에서 관찰되는 CMD가 단순한 석회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냈다. 독특한 미세구조와 함께 상피 관련 단백질 및 세포외기질·광물화 과정의 변화를 동반하는 특수한 조직학적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규명된 단백질 변화는 향후 MRIM의 조직학적 특성을 추가로 검증하고, 비정상적인 치근과 치수강 구조 형성 과정을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치위생학 전공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토대로 치의학 및 기초·중개연구 분야까지 연구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경복대학교 치위생과 겸임교수로도 재직 중인 예주리 연구원은 석사 과정부터 지금까지 SCI(E)급 국제학술지에 총 15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이 중 6편에서 주저자로 활약했다. 그는 치위생학을 출발점으로 구강 질환, 치아 발달, 생체재료, 임상치의학 등 다방면으로 연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예 연구원은 미지의 영역이던 희귀 기형 치아에 대해 단순한 형태학적 관찰을 넘어 분자 수준의 분석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뛰어난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치위생학계의 연구 중심이 예방 및 임상 실무를 넘어 구강 질환의 병태생리와 기초·중개연구로 점차 확장되는 추세 속에서, 이번 성과는 치위생학 전공자가 융합 연구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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