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연구발표를 위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New Zealand Dental Congress 2026에 참석했다. 이번 일정을 통해 학술대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AUT)의 Oral Health 교육현장과 지역사회 노인지원기관인 Age Concern Auckland를 방문함으로써 뉴질랜드의 구강보건 교육과 지역사회 돌봄을 함께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세 곳을 방문했지만, 돌아보면 그 경험들은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다. “통합돌봄 시대의 구강건강 전문가는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나의 Congress에 모인 구강건강 전문직
New Zealand Dental Congress에서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것은 학술대회의 구조였다. 치과의사, Oral Health Therapist,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 다양한 구강건강 전문직종이 하나의 Congress 안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교류하고 있었다. 각 직역의 고유한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구강건강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학술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New Zealand Dental Congress에서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것은 학술대회의 구조였다. 치과의사, Oral Health Therapist,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 다양한 구강건강 전문직종이 하나의 Congress 안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교류하고 있었다. 각 직역의 고유한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구강건강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학술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의 구강문제는 어느 한 직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구강건강은 영양, 섭식과 연하, 신체기능, 만성질환, 인지기능, 사회적 관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통합돌봄의 현장에서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뿐 아니라 의사, 간호사, 영양사, 재활전문가, 사회복지사, 돌봄인력 등 다양한 전문직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Congress는 단순히 여러 치과 관련 직종이 한 장소에 모인 학술대회를 넘어, 서로 다른 전문성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통합적 학술교류의 장으로 다가왔다.
Māori 건강불평등이 던진 질문
이번 Congress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Māori의 건강불평등과 의료 접근성에 관한 발표였다. 건강문제를 개인의 건강관리 노력이나 의료서비스 이용 여부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경제적 여건, 이동과 의료 접근성, 문화와 언어, 의료체계에 대한 경험과 신뢰 등 한 사람을 둘러싼 다양한 조건이 실제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은 것은 의료 접근성을 높인다는 것이 단순히 진료 예약을 만들어 주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진료받을 기회를 열어두는 것과 실제로 그 사람이 필요한 돌봄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은 다르다. 예약이 가능하더라도 이동이 불편하거나 비용 감당이 어려운 경우, 혹은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의료체계가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포용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실질적인 접근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나라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통합돌봄과 방문구강관리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우리가 대상자의 집을 방문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사람 중심의 방문구강관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상자의 구강상태를 평가하고 구강관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어디에서 누구와 살아가는지, 무엇을 먹을 수 있는지,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지, 누가 돌보고 있는지, 어떤 보건·복지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는지까지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치매, 독거, 경제적 취약성, 이동 제한, 다문화 배경 등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노인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형평성 있는 돌봄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모두에게 같은 것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필요와 삶의 조건에 따라 필요한 돌봄에 실제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통합돌봄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AUT에서 생각한 미래 구강건강 전문인력의 역량
학술대회 일정과 함께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AUT)의 Oral Health 교육현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구강건강 전문인력을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초고령사회와 통합돌봄 시대의 치과위생사는 치과진료실 안에서 예방처치와 환자교육을 잘 수행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대상자의 가정(자택), 주야간보호센터, 요양시설 등 지역사회 전반으로 활동 영역이 확장된다면 대상자의 구강상태뿐 아니라 구강기능과 생활환경을 파악하고, 다른 보건·복지 전문직과 정보를 공유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또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대상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건강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결국 통합돌봄 시대의 치위생 교육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술기 중심의 역량을 넘어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어떤 판단을 하며 돌봄을 제공할 것인가’까지 교육해야 한다.
방문구강관리의 제도화는 새로운 업무 하나가 추가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치과위생사의 전문성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일 수 있다.
Age Concern Auckland에서 본 ‘지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정은 Age Concern Auckland 방문이었다. 이 기관을 방문하면서 노인의 건강을 의료서비스만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노인이 가능한 한 자신이 살아온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려면 질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이동할 수 있고,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정은 Age Concern Auckland 방문이었다. 이 기관을 방문하면서 노인의 건강을 의료서비스만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노인이 가능한 한 자신이 살아온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인 삶을 유지하려면 질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이동할 수 있고,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누군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필요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자신의 언어와 문화가 존중받는 것 역시 노년기 건강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사회 노인 지원체계를 바라보면서 오히려 한 가지 질문이 더 분명해졌다. “그 안에서 구강건강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
노인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치아가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씹고 삼킬 수 있어야 하며, 말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구강기능은 영양과 신체기능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삶의 기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구강건강은 통합돌봄의 주변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노인이 자신이 살아온 지역사회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방문’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다
이번 뉴질랜드 방문을 통해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된 것은 결국 ‘방문구강관리’에서 방문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였다. 방문구강관리는 단순히 치과진료실에서 하던 서비스를 대상자의 집으로 옮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진료실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장소를 이동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이번 뉴질랜드 방문을 통해 가장 크게 생각하게 된 것은 결국 ‘방문구강관리’에서 방문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였다. 방문구강관리는 단순히 치과진료실에서 하던 서비스를 대상자의 집으로 옮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진료실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장소를 이동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대상자의 생활환경을 보고, 돌봄자를 만나고, 식사와 일상을 이해하고, 구강기능의 저하가 영양과 신체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피며, 필요한 경우 다른 전문직과 연결하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New Zealand Dental Congress에서 보았던 전문직 간의 연결, Māori 건강불평등에 관한 발표에서 생각하게 된 건강형평성과 실질적인 접근성, AUT에서 살펴본 미래 구강건강 전문인력의 교육, 그리고 Age Concern Auckland에서 확인한 노인의 지역사회 삶은 결국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구강건강의 현장은 치과진료실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통합돌봄이 본격화되면서 방문구강관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치과위생사가 방문할 수 있는가’를 넘어 다음의 질문을 고민해야 한다. 누구를 먼저 찾아가야 하는가. 그 사람의 삶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구강기능 저하를 어떻게 조기에 발견할 것인가. 돌봄자와 다른 전문직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먹고, 말하고,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구강건강은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
뉴질랜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며, 나는 ‘방문구강관리’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찾아가야 할 곳은 단순히 환자의 집이 아니라 어쩌면 그 사람의 삶인지도 모른다. 진료실을 넘어선다는 것은 단순히 방문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약을 넘어 접근으로, 치료를 넘어 돌봄으로, 그리고 구강을 넘어 그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는 것.
진료 예약이라는 약속만으로는 의료 접근성이 완성되지 않듯, 대상자의 집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통합돌봄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구강건강과 돌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전문직과 지역사회를 연결하고, 그 사람의 삶의 조건까지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방문구강관리는 하나의 새로운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이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 먹고, 말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돌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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