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를 사용하는 환자가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계속 사용해도 괜찮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흔히 변색이나 파절 여부를 먼저 확인하지만,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표면과 강도의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구강 내 산도는 식습관, 세균의 산 생성, 약물 복용, 위식도 역류질환 등에 따라 달라지며, 이러한 변화는 자연치아뿐 아니라 구강 안에 장착된 보철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탄산음료나 스포츠음료, 감귤류 식품을 자주 섭취하거나 위산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환자의 구강은 의치상 재료에도 부담이 되는 환경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광처리(digital light processing, DLP) 방식의 3차원(three-dimensional, 3D) 프린팅을 이용한 틀니 제작이 늘고 있다. 전통적인 의치상 재료인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olymethyl methacrylate, PMMA)는 심미성이 좋고 가공과 수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으며, 3D 프린팅은 액상 레진을 빛으로 한 층씩 중합하고 추가 경화해 의치상을 제작한다. 빠르고 정밀한 제작이 가능하고 환자의 내원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임상 사용이 확대되는 만큼 다양한 구강 환경에서 재료의 성능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3D 프린팅 의치상 레진과 자가중합형 의치상 레진으로 시편을 제작해 pH 1, 3, 5, 7의 용액에 36℃에서 24시간 보관한 뒤, 굴곡강도(휘거나 부러지는 힘에 견디는 정도)와 굴곡탄성계수, 표면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비커스 경도(Vickers hardness), 색 변화, 표면거칠기, 접촉각을 측정하고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 SEM)으로 표면 형태를 관찰했다. 이 가운데 pH 1은 일상적인 음료 섭취보다는 심한 위산 역류와 같은 매우 강한 산성 환경을 가정한 조건이다. 연구 결과, 두 재료 모두 pH 1과 pH 3에서 pH 5와 pH 7보다 낮은 굴곡강도를 보였다. 또한 이번 연구에 사용된 3D 프린팅 레진은 모든 pH 조건에서 자가중합형 레진보다 굴곡강도와 굴곡탄성계수, 비커스 경도가 높았으며, 여기에는 광중합과 후경화 과정에서 형성되는 비교적 치밀한 고분자 구조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표면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관찰됐다. 두 재료 모두 pH가 낮아질수록 표면거칠기가 증가했고, SEM 이미지에서도 강한 산에 노출된 시편에서 불규칙한 부분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색 변화와 접촉각에는 재료 종류나 pH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단기간의 산 노출 후에도 색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색이 그대로이다”가 곧 “재료의 상태가 그대로이다”를 뜻하지는 않는다. 틀니를 점검할 때 변색 여부뿐 아니라 표면의 광택 저하와 거칠어짐, 균열 및 마모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결과는 치과위생사를 포함한 치과 의료진이 의치 장착 환자를 관리할 때 ‘어떤 재료로 제작했는가’와 함께 ‘그 틀니가 어떤 구강 환경에서 사용되고 있는가’를 확인해야 함을 시사한다. 정기 관리 과정에서는 탄산음료와 산성 식품의 섭취 빈도, 속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위산 역류 증상, 틀니의 세척 및 보관 습관을 확인하고, 의치상 표면의 광택과 거칠기, 착색, 균열과 마모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변화가 발견되면 치과의사 및 치과기공사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연마나 수리, 재제작의 필요성을 평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위산 역류가 반복되는 환자라면 관련 질환이 적절히 평가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3D 프린팅 레진과 자가중합형 레진 각 한 제품을 비교했으며, 최종 의치상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열중합형 PMMA는 포함하지 않았다. 24시간 연속 노출 조건 또한 타액의 완충 작용과 온도 변화, 저작, 세척, 생물막이 함께 작용하는 실제 구강보다 강한 급성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의치상 재료의 우열을 정하는 기준이라기보다, 강한 산성 환경에서 두 상용 재료가 보인 단기 반응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럼에도 산성 환경이 두 재료의 굴곡강도와 표면 상태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재료 선택과 유지관리에서 환자의 구강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
결국 “3D 프린팅 틀니가 기존 틀니보다 좋은가”라는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이 환자의 틀니는 매일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가”이다. 틀니의 수명은 제작이 끝나는 순간이 아니라, 환자의 식습관과 전신 상태를 이해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변화까지 정기적으로 살피는 관리 과정에서 결정된다.
참고문헌
Eun-Ju Kim, Se-Eun Kim, Ye-Jin Kim, Ji-Eun Kim, Yun-Yeong Hwang, Hye-Bin Go, Song-Yi Yang. (2026). 「Effect of Acidic Environment on the Mechanical Strength and Surface Properties of Three-Dimensional-Printed Denture Base Resin」. 『International Dental Journal』, 76(5), 109757.
Eun-Ju Kim, Se-Eun Kim, Ye-Jin Kim, Ji-Eun Kim, Yun-Yeong Hwang, Hye-Bin Go, Song-Yi Yang. (2026). 「Effect of Acidic Environment on the Mechanical Strength and Surface Properties of Three-Dimensional-Printed Denture Base Resin」. 『International Dental Journal』, 76(5), 109757.
*이 글은 2026년 『International Dental Journal』 76권에 게재된 상기 논문을 토대로 저자인 양송이 학술위원이 주요 내용을 요약·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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