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회 관련 치위협 총회 파행 ‘사상 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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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회 관련 치위협 총회 파행 ‘사상 초유’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8.02.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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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인정 못해” 문경숙 협회장 등 다수 임원 총회 도중 퇴장
총회 의장단 전원 사퇴까지 발발

오늘(24일) 열린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제37차 정기대의원총회가 사상 초유의 파행으로 치달았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 이하 치위협)는 이날 총회 본회의에서 2017년도 사업 및 결산 보고, 2018년도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정관 개정(안), 임원 선출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 2시 20분 재적 대의원 150명 중 118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시작된 총회 본회의는 두 시간이 넘도록 단 한 개의 안건조차 심의하지 못한 채 진통을 겪었다.

발단은 서울시회 대의원 부재에서 촉발됐다. 총회 성원보고에 이어 “서울시회를 빼고 총회를 열 경우 법적 문제가 없을지 궁금하다”는 대의원 질문을 시작으로 총회 결의 효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진 것.

실제 이날 총회는 치위협 이사회의 서울시회장 선거 결과에 대한 불인정 및 재선거 실시 의결에 따라 서울시회 대의원 전원이 참석하지 않은 채 열렸다.

치위협은 앞서 서울시회장 선거에 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차원의 조치사항을 요청했다. 이에 선관위에서는 서울시회 대의원 전원의 재선출을 제안하고 선관위 주관으로 서울시회 대의원 24명 전원을 재선출했다.

하지만 치위협은 이렇게 뽑힌 서울시회 대의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치위협은 총회 대의원 선출 권한은 시도회에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날 총회에서 서울시회 대의원 전원 불참에 따른 질문은 서울시회장 선거를 둘러싼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회 오보경 회장과 중앙회 선관위, 치위협 중앙회 임원 등이 잇따라 의견을 개진하면서 서울시회 선거, 그리고 서울시회 대의원 선출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치위협 김은재 법제이사는 “서울시회장 선거 전부터 언론기사와 SNS, 회원 진정서 등을 통해 문제가 지적되면서 중앙회에서 이를 간과할 수 없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중앙회 선관위는 조치사항으로 서울시회 대의원 재선출을 제안했으나, 대의원 선출은 각 시도회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반면 임춘희 선관위원장은 “선관위 권한은 대의원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입후보자 등록과 등록 무효, 투표 및 개표, 참관인 선출 정도”라며 “그럼에도 중앙회의 요청에 따라 선관위에서 서울시회 대의원 재선출을 제안했으나, 이를 중앙회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는 난센스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허선수 선관위원은 여기에 덧붙여 “선관위에서는 서울시회에 관한 건 선관위가 아닌 중앙회 이사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중앙회로부터 선관위에서 서울회 대의원을 뽑되 중앙회 임원이 배석하도록 하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왕설래가 오고가면서 이번 총회가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고, 정순희 총회의장은 정회에 이어 “정족수는 충족됐다 하더라도 서울시회 대의원 24명 중 1명도 참석치 않은 건 상당히 문제가 있고, 문제가 된 점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총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순희 의장은 총회 속개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고, 대의원들의 동의를 거쳐 진행됐다. 개표 결과는 과반수 이상 찬성에 따른 총회 속개.

한 대의원이 총회 속개 찬반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이번 투표가 진행될 동안 치위협 강명숙 부회장은 “치협 선거가 무효가 된 것과 같이 이번 총회 속개 시 법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발언했다.

문경숙 협회장은 “이사회 의결사항은 서울시회 선거를 인정할 수 없고 재선거를 하라는 것이다. 이는 법률자문 결과이기도 하다”며 “잘못된 부분을 알면서도 덮고 넘어갈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회장은 “중앙회장은 시도회에 대한 지도 및 감독의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추가로 발언하려 했으나, 임춘희 선관위원장이 차기 회장 후보자라는 점을 들어 이를 제지하면서 총회장이 어수선해지기도 했다.

문경숙 협회장(우)과 임춘희 선관위원장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 회장이 “중앙회에서는 오늘 총회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중앙회에서는 보이콧하겠다”고 선언, 강부월·정재연 부회장, 안세연 대외협력이사 등 3명의 임원을 제외한 다수의 임원들이 문 회장을 따라 자리를 뜨면서 총회장이 크게 술렁였다.

정관상 대의원총회 소집 권한은 협회장에 있다. 사실상 협회장의 보이콧 선언은 총회 해산이라는 초강수나 다름없다.

하지만 대의원들은 이 같은 상황에도 총회를 속개할 것을 촉구했으며, 정순희 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안건에 대한 심의가 시작됐다. 총회 본회의가 시작된 지 3시간여 만이었다.

배성숙 총회 부의장과 정순희 총회 의장.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순희 의장은 “대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총회를 속개하고자 했으나 총회 대표인 협회장의 보이콧으로 인해 총회는 해산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고, 배성숙 부의장과 박유미 총무가 의장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총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임춘희 선관위원장이 정순희 의장의 의사봉을 빼앗아 시도회장석에 갖다 뒀고 “총회를 속개할 수 없다면 사퇴하라”는 대의원의 주장까지 제기되며 결국 총회 의장단 3명이 자진 사퇴를 선언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에 몇몇 대의원은 총회 파행의 책임이 치위협 집행부에 있다는 점을 들어 ‘협회장 해임안’, ‘협회장 직무정지’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총회 의장단까지 자리를 떠난 총회는 치위협 집행부 가운데 남은 임원들과 시도회장에게 진행이 넘어갔다.

강부월 부회장은 “대의원들을 모셔놓고 의장단 3명이 총회를 할 수 있다, 없다를 얘기할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총회 결의가) 법적 효력이 있냐고 하는 건 나중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 장소로 마련된 곳은 이용시간이 오후 6시까지 제한된 데 따라 안세연 대외협력이사는 “다른 장소를 마련했다”고 언급, 대의원들은 호텔 내 다른 장소로 옮겨 얘기를 이어갔다.

대의원들은 자리를 옮겨 총회를 재차 진행했다.

장소를 옮긴 직후 남은 대의원은 총 87명으로 정족수 과반을 넘은 상태였다. 

임원 선출을 비롯한 모든 안건에 대해 심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치위협 집행부에서 남은 임원들과 시도회장들은 약 15분간 논의를 거쳐 중지를 내놨다.

강부월 부회장은 이 같은 논의 결과를 대독하며 “의장 사퇴 시 후임 의장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 문제였다. 대의원들이 뽑은 임시 의장이 효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라며 “임시총회의 시기와 협회장의 임기, 회장 직무대행체재의 가동 여부를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시도회장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총회를 마무리했다.

결국 이번 총회는 치위협 내부의 극심한 분열만 확인하고 파행되면서 치위생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부월 부회장이 총회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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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원장 2018-03-02 01:42:23
총회를 하는 자리에서 의장이 있는데 선관위원장이 무슨 권력남용으로 중앙회 회장의 의견을 제지하나요? 선거시간이 아니라 총회시간인 시간에..너무 앞서가셨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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