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림의 여행일기 (4)]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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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림의 여행일기 (4)] 호주
  • 장아림 치과위생사
  • 승인 2020.11.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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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감염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바깥 활동이 망설여지는 답답한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증과 무기력증, 과도한 불안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만큼 마음마저 움츠러들 수 있는 독자들에게 여행의 대리만족과 추억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선사하고자 장아림 치과위생사의 여행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이번 여행 이야기는 지구의 배꼽이라고 불리며, 단일 암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울룰루’가 있는 호주입니다.
 
호주는 5월에 여행을 갔었는데요. 때마침 시드니에서 ‘비비드 축제’를 하고 있어서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비비드 축제에서는 시드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에 대규모 조명을 달아서 라이트쇼를 해요. 도시 전체가 갤러리가 된 듯한 느낌과 함께 정말 예쁜 시드니의 모습을 즐길 수 있어요. 축제를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낮에는 현대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즐기고, 해가 지면 미술관 4층으로 올라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비비드 축제를 즐기는 거예요. 쇼가 시작되면 이 곳만큼 오페라 하우스가 잘 보이는 명당 자리가 없더라고요. 오페라 하우스의 지붕이 ‘귤 껍질을 벗기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는 것을 듣고 가서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비록 가까이 가보면 생각과 다르게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왜 그렇게 예뻐 보이는지 정말 신기했답니다.
 
제가 호주 여행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울룰루’ 때문이라, 시드니에 도착해 2일 정도만 즐기고 비행기를 타고 바로 떠났습니다. '울룰루’ 또는 ‘에어즈 록’으로 불리는 이곳을 여행하기 위하여 투어 서비스로 3박 4일 코스를 예약했어요. 재미있는 건 전세계 친구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제가 갔을 때는 한국인이 저 포함 5명,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 22명과 3박 4일을 함께 했어요. 캠핑 투어를 선택해서 모두 함께 요리를 해먹고, 침낭 안에서 잠을 자고,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도록 나무를 줍는 등 활동을 같이한 후에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한답니다.
 
투어 두번째 날에는 모두 같이 새벽에 일어나 눈을 비비며 산책을 했어요. 처음에는 해가 뜨지 않은 울룰루 주변을 걷고 또 걷다 보면 점점 해가 뜨면서 바위가 정말 멋지게 보인답니다. 호주 원주민에 따르면 울룰루는 신성한 장소로 알려져 있어서 과거에는 주술사만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해요. 제가 갔을 때는 바위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원주민들이 등반을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문화를 지켜주고 싶어 올라가지 않았어요.
 
이 곳이 너무 신기한 건 보는 방향에 따라 걸을 때마다 마치 처음 보는 바위 같은 느낌이 들면서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에요. 요리조리 보다 보면 약 5시간 정도를 걸어 한바퀴를 다 돌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는데요. 저는 캥거루 스테이크도 먹고, 빵도 먹으며 모두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저녁이 되면 가운데 불을 지펴 따뜻하게 만들고, 그 주위에 침낭을 깔고 잠을 청해요.  5월 말 쯤의 호주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날씨인데요. 밤에 잘 때는 너무 추웠지만 침낭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수많은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걸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세번째 날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수백만 년 동안 침식에 의해 깎인 독특한 형태의 협곡과 바위가 절경을 이루는 킹스캐니언을 올랐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전경의 광활함은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제 자신을 느끼게 했답니다. 왕복 4시간 정도 코스인데 일출이 정말 장관이였지요.
 
마지막 날에는 부시 캠프를 했어요. 화장실도 없고 딩고(개과 포유류)와 소 울음소리도 들렸지만,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이런 분위기와 시간을 저도 모르게 즐기고 있더라고요. ‘내가 언제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같이 걷고 먹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지금 이 순간을 간직하고자 사진도 정말 많이 남겼답니다.
 
그리고 다시 시드니로 돌아오게 되었는데요. 시드니에는 다양한 비치가 있지만 저는 ‘팜비치’가 가장 예쁘더라고요. 배런 조이 등대가 있는 언덕을 올라가 정상에서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팜비치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어요.
 
호주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자면 ‘맑은 하늘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였어요. 그 중에서도 플랫 화이트는 풍성한 거품과 진한 커피향이 매력적이에요. 또 와인이 정말 맛있어요.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와인을 마셔도 값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답니다. 호주는 유명한 관광지가 많아서 구경할 곳도 정말 다양하지만 저는 여행을 간다고 하면 ‘울룰루’를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현지 캠프 투어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값진 추억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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