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나의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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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나의 인생 2막
  • 조경애 치과위생사
  • 승인 2022.09.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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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셋이라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33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금까지 나를 구속하던 것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나는 무엇으로 인생의 2막을 열어볼까 고민에 빠졌었다.
 
매사 열정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으로 반백년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였으나, 직장과 가정생활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제약에서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나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매번 시간이 남을 때 마다 휴대폰에 은퇴 후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적어 나갔다.
 
부모님과 여행하기, 시니어 모델 되어보기, 장 담그기 사업, 사진과 드론촬영, 그리고 그동안 만나지 못 햇던 그리운 사람들 만나기. 이렇게 적은 버킷리스트를 볼 때마다 내가 많은 것을 양보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리고 먼저 은퇴한 남편의 꿈이 담긴 느티 농원에서 3,000평의 농꾼의 아낙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며 예쁜 화단을 꾸미고 농원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장을 담가 이웃과 나누며, 남편의 일을 돕는 현재 생활도 만족스러웠으나, 은퇴 후 새롭게 시작하는 내 인생 2막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보기로 했다.
 
은퇴와 동시에 아버지의 인생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나니, 그전에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다녀온 여행이 참 다행이다 싶었다. 배웅의 길이 슬프고 힘들었지만 그나마 힘을 내어주신 부모님을 보면서 마땅히 보여 줄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무언가 열심히 채우려 애쓴 나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이후 나는 무작정 인터넷과 광고들을 찾아보며 모델 교육과정을 조사했다. 그리고 대경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모델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바로 교육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 때 나의 제 2의 인생에 한줄기 빛이 비치는 듯 감정이 들었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가슴이 설레었다.
 
교육원에서 모델 과정을 수료하면서 스스로도 내 스킬이 발전하는 것이 느껴졌고, 수업들이 항상 새롭고 재미있었다. 그러면서 2021년 미스 인터콘티넨탈 오프닝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고, ‘월계수 양복점 패션쇼’ 등 지금도 여러 시니어 모델 활동에 도전하고 있다. 
 
조경애 치과위생사(디지털사진협회 소속 사진작가/시니어 모델)
은퇴 후 시간의 여유가 많아진 나는 본래 좋아하던 여행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사진과 드론 촬영도 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의 삶과는 다른 시니어 모델 활동까지. 새롭게 펼쳐지는 인생 2막으로 설레고, 얼른 더 한발 더 나아가고 싶다.
 
흙을 만지고 초록을 눈에 담고 질퍽한 논과 밭에서 있어도, 아름다운 인생을 보내고 싶은 것은 누구에게나 로망이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마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근골격계의 문제로 만성 통증을 달고 산다. 비록 좀 늦더라도 올바른 걷기와 바른 자세로 허리와 다리의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관리할 수 있고 건강한 시니어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실제로 워킹연습을 하면서 지인들과 동네 주민들에게 “허리 쭉 펴고, 고개 들고, 가슴 펴고”라며 나름의 수업(?)을 하다 보니 서로 웃음도 많아지고 자존감이 올라가는 걸 느끼곤 한다. 거창하게 이름을 붙이면 이 또한 나름의 재능 나눔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시니어 모델 과정을 통해 직업병 같았던, 등이 굽었던 체형이 올바르게 돌아오고, 오래 동안 괴롭혔던 대사질환이 정상수준까지 좋아졌다. 나에게 시니어 모델 과정은 건강한 삶을 만나는 기쁨이며 고된 즐거움 이엇다.
 
나이 들어 뭐하느냐는 지인들도 있지만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이다. 소매 끝에 묻은 흙조차도 나에게는 패션이고 씨알 좋은 감자처럼 굶은 종아리도 나에게는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인생 2막, 행복한 그 길 위에는 건강하고 멋진 삶을 향하는 ‘뷰티플 에이징 시니어’ 조경애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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