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치과위생사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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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치과위생사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 문상은 교수(광주여자대학교 치위생학과)
  • 승인 2022.11.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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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은 교수
문상은 교수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7일 [2010~2020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국가통계 포털을 통해 게시하였다. 실태조사는 보건의료인력의 실태 및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치과위생사를 포함한 20개 직종의 보건의료인력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하여 보고하고 있다.
 
실태조사 보고서 중 치과위생사 조사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2017년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치과위생사가 활동하고 있는 보건의료기관은 치과의원으로 29,021명(82.3%)이며, 치과병원 3,492명(9.9%), 보건기관 1,280명(3.6%)의 순서로 나타나, 치과위생사는 치과의원 및 치과병원에서의 종사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5년간 치과위생사의 보건의료기관 평균 활동률은 47.29%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요양기관에서 치과위생사로 근무하고 있는 응답자 450명(63.3%) 중 20대(50.7%)의 구성 비율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평균 근무 시간은 약 37.2 시간으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세전 월평균 임금은 약 247만 원 수준이었다. 직무 여건 가운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된 항목으로는 ‘낮은 연봉 수준(3.65점)’, ‘휴직의 어려움(3.53점)’, ‘육체적‧정신적 소진(3.34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치과위생사로서 가지는 전문성과 자부심은 높지만, 연봉‧승진 등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결혼 및 가사, 임신, 자녀 양육의 부담’이 직무상 어려움이라는 순위도 높게 나타났다. 법적 업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로는 치과의사업무가 41.8%로 가장 많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통계청의 전국 규모별 사업체 및 종사자 수 보고(2019년)에 따르면 4인 이하 사업장 수는 전체 사업장의 약 61.5%로 나타나, 치과의원 중 60% 이상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이며, 치과위생사의 약 82%가 이들 치과의원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서 3년 또는 4년 동안 교육받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많은 신규 치과위생사들이 학생 신분에서 치과위생사로 전환되면서 받게 되는 충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치과의원에 종사하는 일부 치과위생사들은 진료실 업무, 행정업무, 관리업무 등의 많은 업무를 소화해 내야 하는 일인다역을 하고 있다. 과도한 업무량으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과중하며, 턱없이 낮은 연봉으로 많은 치과위생사가 이직과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치과위생사의 초임 임금이 일부분 상승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필자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보도자료[2022.07.07.]의 ‘보건의료인력 보수 및 연평균 증가현황표’를 보면서 가슴 한편이 먹먹하고 무거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치과위생사의 임금체계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이들의 근무환경, 업무 수행량, 시대 특성, 수익창출 등을 반영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를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연차와 경력이 쌓여가도 임금에 반영이 안 된다면, 의료기관의 성장 저하와 개인의 근로의욕 상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는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과잉 진료 및 처치를 유도할 수 있는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치과위생사의 합리적인 임금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업무 범위, 업무량, 근무형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치과위생사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행정 및 재정적 낭비,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고강도의 업무와 낮은 임금수준으로 치과위생사의 근무여건 또한 열악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치과위생사의 근로여건을 개선하여 국민의 구강건강증진 및 치과업계 서비스의 선진화를 기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적극적이고 조직화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치과 병·의원 경영진과 치과의사들은 치과위생사를 상생 파트너로 인정하려는 의지를 다져야 하며, 국민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 등의 제도적 장치도 보완하여야 한다.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현황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과 실천 방안을 하루빨리 시행하여 치과위생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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