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치과위생사’로 입문하는 신입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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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치과위생사’로 입문하는 신입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 성미경 교수(마산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3.02.22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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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 교수
성미경 교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겨울은 대학가에서는 참으로 중요하고 분주한 시점이다. 입학식과 졸업식이 있어 대학 신입생을 맞이하고 사회초년생을 내보내는 설렘과 긴장감이 있다. 이제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위한 격동의 겨울이 가고 어느새 신입생을 맞기 위한 분주함이 봄을 재촉하고 있다.
 
먼저 신입생들의 대학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긴 수험기간을 끝내고 대학 또는 학과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하며 집중과 선택이 있었을 것이다. 36년간 치위생계에 몸담아 먼저 걸어본 선배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본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대학 생활도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대학은 절반은 학교생활이고 절반은 사회생활이다. 대학 생활은 성인으로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자유를 마음껏 누리되, 그 자유를 누린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그러므로 3~4년간의 대학 생활을 1학년부터 학교에 다니는 이유를 잘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여 그에 따라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변의 권유와 추천으로 입학하여 그저 물결 따라 흘러서 1년을 보내고 나면 보람과 만족이 떨어지면서 휴학과 적성을 운운하기 마련이다. 입학을 결정했다면 입학 후 장‧단기 목표를 세워서 학교의 시스템을 잘 활용해 학생으로서 많은 경험을 한다면 후회를 줄이면서 다음 계획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입시’를 ‘입사’로 바꾸어 고등학교 시절의 연장선상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는 학생이 많다. 그것이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치위생(학)과는 입학이 곧 취업이라고 할 만큼 면허증만 취득한다면 취업이 잘 되는 학과이다. 그렇지만 국가고시를 치는 학과이므로 성적과 스펙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학점관리는 해야 한다. 학업에 있어 동기들과 서로 배려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했으면 한다.
 
실패할 수 있는 용기를 내길 바란다. 대학은 무한 가능성을 두고 왕성한 활동, 호기심, 상상력 등으로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는 열려있는 공간이다. 무모한 시작으로 실패하면 어쩌냐고 걱정하지 말고 실패라는 경험을 얻고 가길 희망한다. 번데기는 변태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절대 나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지나간 바람은 따뜻하다는 말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련을 겪는 그 순간에는 바람이 매우 차다고 느끼겠지만 추억하는 시간에는 그 바람도 따뜻하게 기억된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추억 속에서 산다. 진짜 부자는 추억 부자라고 하듯이 젊음이란 최고의 무기를 가진 대학 시절은 추억을 쌓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다. 경험으로 추억하는 시간을 만들고 또 만들길 바란다.
 
전공을 선택하고, 공부하고, 전공에 맞는 취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면허증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전문 직업인으로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필요로 하는 최고의 치과위생사라고 할 수는 없다. 훌륭한 직업인으로서의 대접을 원한다면 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학창 시절부터 좋은 답을 얻기 위한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대학에서 다 풀지 못한 질문은 사회에 나가서라도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직업인으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가를 산업체에 질문하면 가장 많은 답 중 하나가 전공 능력이 아니라 인성이라고 한다. 자유로워진 분위기는 좋으나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솔하고 진심이 담긴 예의와 사소한 부분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요즘은 세대 간 갈등이 심하다. 기성세대와 2030 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렵고 낯선 존재처럼 느껴지는 MZ세대는 직업에 있어서는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개인 시간 확보를 선호하는 실리적인 특징이 있고, 소비는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다름을 추구하며, 가치관으로는 자기중심적이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고 문화를 향유하는데 매우 익숙하고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소통방식으로는 수평적인 토론문화를 지향하지만 간결한 피드백을 원하며, 업무와 사생활의 구분을 뚜렷이 해야 하고, 회사의 가치와 자신의 가치가 일치할 때 능률이 오르며, 누구를 위한 희생보다는 함께 성장을 꿈꾸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 미래의 주축이 될 MZ세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는 과정이고 새로운 세상과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성세대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MZ세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도 노력하고 있다. 
 
나의 직업이 치과위생사로 불린 이후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아 본 적이 없다. 오직 치과위생사만 보고 치과위생사를 위하여 치과위생사로 살아왔다. 때로는 보람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다. 더 노력해야 할 때도 있었고 안타까울 때가 왜 없었겠는가? 그렇지만 치과위생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 했던 모든 것이 어느새 나의 삶이었다. 세월이 흘러 나도 그늘을 가진 한 그루 나무가 되었다. 누군가 그늘이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환영한다. 치과위생사로서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휴식이 되면 더없이 좋겠다. 
 
일하는 시간은 무엇보다 보람된 시간이다. 그 시간이 행복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나의 가치를 알고 스스로 격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롱런하는 치과위생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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