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치과위생사의 가치는 무엇일까? 치과위생사의 직업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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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치과위생사의 가치는 무엇일까? 치과위생사의 직업윤리
  • 김영경 교수(충청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3.09.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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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교수
김영경 교수
지난 1987년 면허를 취득한 이후 임상과 후배 교육에 전념했는데, 요즘은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치과위생사와 관련한 기사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치과위생사가 보험금 수억 빼돌려”, “70대 치과의사 꼬드겨 사무장 병원 운영한 치과위생사” 등의 헤드라인 말이다.
 
언급한 첫 번째 기사는 보험회사와 공모하여 치과보험 청구를 통한 보험사기를 벌인 사건이다. 기사의 내용은 보험설계사가 한 치과의 상담실장으로 취업하여 치과보험 가입을 권고하거나 부당 청구를 하는 사기를 저지르고, 여기에는 의사가 아닌 의료 관계 종사자인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등이 관계되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니까 기사 본문의 내용은 보험 사기가 늘어나고 있고, 거기에 일부 치과위생사가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헤드라인처럼 치과위생사가 수억을 빼돌렸다는 내용은 없었다.
 
“70대 치과의사 꼬드겨 사무장 병원 운영한 치과위생사”로 시작하는 두 번째 기사에 실린 사건은 같은 의료기관에 근무하던 70대 치과의사와 40대 치과위생사, 그리고 30대 치과의사가 연루된 사무장 병원에 관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제목을 보면 70대 치과의사를 ‘꼬드겼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사무장 병원 운영을 치과의사가 제안했는지, 치과위생사가 제안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니, 판단이 어려운데, 기사 제목에서는 마치 70대 치과의사가 판단이 힘든 상황에서 40대 치과위생사가 주도해서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것처럼 ‘꼬드겨’라는 단어를 써서 자극적으로 표현했다. 표현이야 어찌 되었든 의료법 위반 사건에 치과위생사가 등장하니 몹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치과위생사는 면허를 받으면 치과위생사 윤리 강령을 선언한다. 치과위생사 윤리 강령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준법정신에 투철하며 전문인으로서의 품위와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우리는 국가가 준 면허를 받는 순간 법으로 정해진 규정을 지켜야 하며 직업윤리를 매 순간 생각하며 직무에 임해야 한다. 그러한 이유로 매년 보수교육에는 직업윤리에 관한 사항을 의무적으로 교육하라고 법에 규정되어 있다. 그런 관점에서도 보수교육은 중요하고, 그렇기에 보수교육을 받지 않으면 3년마다 하는 취업과 실태조사 신고에서 반려 당하거나 면허효력이 신고 때까지 정지될 수 있는 것이다.
 
소식에 의하면 올 하반기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취업과 실태에 대한 신고를 조사를 강화한다고 한다. 최근까지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 면허 신고를 한 통계를 보면, 현시점에서는 현업에 있는 많은 치과위생사가 면허신고를 할 때까지 면허가 정지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교육을 받지 않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보수교육을 받고 그를 기반으로 면허신고를 성실히 하는 것은 치과위생사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이다. 그리고 협회는 직업윤리 보수교육에서 앞서 언급한 기사에 나온 사건을 참고삼아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민간보험회사가 실손 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백내장, 도수치료 등의 실손 보험 부당 청구 사례에 치아보험이 가세하고 있다. 그리하여 금융감독원에서는 치아보험 사기 등을 조사하기 위해 일선 치과에서 “치과보험 가입한 거 있으세요?”라고 질문을 하는 것도 치과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실손 보험의 치아보험 가입자 수가 400만 명을 넘는 현재, 환자의 실손 보험 관련 자료 요구는 빈번하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환자의 요구를 합법적으로 해결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려면 관련 규정들을 정확히 알아야 하며 그런 이유로 보수교육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사의 말미에 관련 단체는 환자관리와 예방에 소홀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불법적인 일은 근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당한 말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종사자의 직업윤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같은 기관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의 보수교육 참여를 독려해 주시고 취업실태와 면허신고에 대해서도 적극 안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톨스토이의 작품에서 인간은 사랑으로 산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직업인으로서 치과위생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자존심, 자부심의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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