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요리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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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요리는 무엇인가요?
  • 박지현 치과위생사(세란치과의원 부장)
  • 승인 2024.06.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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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요리하는 심야식당/나카무라 사츠키 저/남소현 역/북플라자 출판/2024년 2월 28일 발행/정가 16,800원 
이미지=북플라자
「그리움을 요리하는 심야식당」 예전 일본 드라마였던 심야식당을 떠오르게 하는 제목이었다. 심야식당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들을 음식과 관련해서 따듯하게 느꼈던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혹은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요리로써 표현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 속 주인공인 테츠시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로 부모님과 이별하게 되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을 동생인 시호가 혼자서라도 잇겠다고 하자,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동생과 함께 식당 운영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과 식당 운영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근처 신사를 찾아 요리를 잘하게 해달라고 빌던 테츠시 앞에 신사의 신이 나타나고, 테츠시는 이승에 미련이 남은 영혼에게 요리를 배우는 대신, 그 영혼이 초대한 손님에게 그리움이 가득한 마지막 한 끼를 대접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아직 부모님과의 이별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고 준비조차 하지 않는다.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매일매일 부모님이 보고 싶지 않을까? 식당 운영이 힘들 땐 더욱 생각나지 않을까? 나라면 그만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듯한 상태에서 마음을 정말 잘하고 싶은데 요리를 해본 적이 없으니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상태라면 더더욱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여러 영혼이 등장한다. 그 영혼들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음식을 테츠시를 통해 대접한다는게 전체적인 책의 흐름이긴 하지만 음식이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니라 그 안에는 추억도 있고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몇 개의 에피소드 중 아이들을 남겨두고 이별을 하게 된 토키에라는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토키에는 취업에 실패하고 집에만 있는 아들 걱정에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 아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음식은 치킨난반이다(튀긴 닭을 간장과 식초 등의 혼합 소스에 적셔 타르타르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 치킨난반은 아들과 엄마 사이의 추억의 음식으로 좋은 일이 생기거나 반대로 나쁜 일이 생겼을 때도 해주던 음식으로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음식을 먹는 순간 익숙한 맛이 느껴지고 엄마의 추억이 떠오르는 맛이었던 것 같다. 아들이 아쉬워했던 것 중 생전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잘하지 못했다는 후회를 보면서 나도 음식에 대한 어떤 추억들이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 문득 할머니의 관련된 음식이 생각이 났다. 
 
내가 첫째나 둘째를 임신했을 때 먹고 싶었지만 아무도 해줄 수 없어 먹지 못했던 음식이 있다. 그 음식은 사실 별거는 아니다. 오래된 김장김치를 잘 씻어서 양념에 무쳐서 먹는 짠지와 비슷한 음식인데 그 음식은 할머니만 해주실 수 있었던 음식이었다. 할머니 집에 가면 항상 그 반찬이 있어서 그때마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다. 임신했을 때 친정엄마께 그 음식이 먹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해주셨으나, 할머니의 맛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누가 해도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이 나지 않는지 아쉽기만 하다. 아마 그건 할머니의 사랑이 많이 들어있던 음식이었나보다. 아마 다시는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아마 그래서 이 책에 더 감정이입을 하면서 봤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오늘은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 어떤 요리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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