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치위생의 역사 100년을 이끌어낸 '폰스'와 '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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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위생의 역사 100년을 이끌어낸 '폰스'와 '뉴먼'
  • 정 원 균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치위생학과
  • 승인 2013.01.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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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치과위생사 양성교육을 개시한 때가 1913년이니 곧 다가올 2013년이면 그 역사가 꼭 100주년을 맞는다. 이에 미국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치위생의 한 세기 역사를 축하하기 위해 “100 Years of Dental Hygiene: Proud Past, Unlimited Future”라는 기치 아래 여러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100년 전, 세상에 없던 치과위생사라는 새로운 직종을 태동시킨 인물이 미국의 치과의사인 알프레드 폰스(Alfred Civilion Fones, 1869∼1938)이다(사진 1).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라는 명칭을 창안한 것도 바로 그의 공적이다. 1869년에 미국 코네티컷 주의 브리지포트 시에서 출생한 폰스는 1890년에 뉴욕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브리지포트 시에서 개원의로 활동하였다. 폰스는 그 당시에 새로운 개념이었던 구강위생과 예방치의학의 중요성을 선각하고, 이를 대중운동으로 이끌어낸 선구적인 지도자이자 사회개혁가였다.

그는 1906년에 자신의 사촌이자 조력자였던 아이린 뉴먼(Irene E. Newman, 1875∼1958)에게 어린이의 치아 청결법과 구강질환의 예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여성이 훗날 세계 최초의 치과위생사로 기록된 사람이다. 폰스는 어린이의 올바른 구강건강 행동이 평생의 구강질병을 예방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사회적 실천으로 구현하였다.

그는 지역사회의 어린이를 위한 구강위생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어린이의 치아우식증 발생률을 크게 감소시킴으로써 예방처치의 중요성과 치과위생사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그는 치과위생사 학교를 창설하기 위하여 46,000달러를 모금하고 첫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하였는데, 34명의 지원자 가운데 학교 교사, 간호사, 의사의 부인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고 한다.

폰스는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쳐 드디어 1913년, 미국 코네티컷 주의 브리지포트 시에 소재한 워싱턴 거리 10번지에서 세계 최초의 치과위생사 양성기관인 Fones Clinic을 개설하였다. 이 학교는 비록 폰스의 허름한 차고에서 개설하였지만 교수진만은 쟁쟁하였다. 펜실베이니아 치과대학과 하버드 치과대학의 학장을 포함하여 예일대학 치대교수가 7명, 컬럼비아 치대교수가 2명, 그 외에 많은 임상치과의사가 이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교수진 가운데 심지어 일본의 치과의사도 미국으로 초빙이 되었을 정도였다.

이 기관에서 1914년 6월 5일에 드디어 27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아이린 뉴먼이다. 이 졸업생들은 대부분 브리지포트 시의 초등학교에 취업하여, 어린이의 구강보건교육과 치아우식증 예방사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뉴먼은 1917년에 코네티컷 주에서 세계 최초로 치과위생사 면허를 취득하였고, 이후에 코네티컷 주 치과위생사협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폰스가 자신의 낡고 작은 차고에서 시작한 이 교육기관이 이후에 이곳에서 멀지 않은 브리지포트대학교에 정규 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하였다.

폰스가 사망하고 11년이 지난 1949년, 브리지포트대학교에서는 재단이사이던 폰스의 업적을 기려 지금의 Fones School of Dental Hygiene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폰스는 이러한 역사적인 공헌으로 전 세계로부터 “치위생의 아버지(Father of Dental Hygiene)”로 널리 추앙을 받고 있다.

세계 치위생의 역사 100년을 이끌어낸 폰스는 1938년 3월 15일에 숨을 거두었고, 그의 유해는 도심 외곽에 위치한 Mountain Grove Cemetery and Mausoleum라는 묘지 내에 있는 폰스 일가의 가족 묘역에 안장이 되어 있다. 또한 폰스의 제자인 뉴먼도 그의 스승 곁에 나란히 영면하고 있다.

폰스가 자신의 초라한 차고에서 외로이 펼친 신념이 놀라운 역사의 시발이 되어, 오늘날 치위생학의 패러다임과 치과위생사의 철학으로 발전하였다. 폰스와 뉴먼의 이러한 헌신이 작은 밀알이 되어 100년이 지난 오늘 그 결실로서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치과위생사가 배출되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세계치과위생사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Dental Hygienists, IFDH)의 가맹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23개국에 달하는 실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치위생학과에서는 학과 창립 10주년에 즈음하여 지난 10월 30일에 폰스의 흉상을 건립한 바 있다(사진 2).

필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복도 한 편에서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폰스 흉상을 바라보며 험난했을 지난 역사의 시간을 상상해 보곤 한다. 폰스와 뉴먼의 깨어있는 삶과 정신이 치과위생사의 백년 역사를 이끌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도 하거니와, 오늘이 있기까지 후대의 얼마나 많은 선배와 선학들이 피땀을 쏟았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멘다.

우리나라는 치과위생사 교육을 1965년에 처음으로 시작하였으니 오는 2015년에 뜻 깊은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한국치위생의 반세기 역사를 앞둔 오늘, 우리의 역사를 소중히 반추하며 다가올 새로운 50년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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