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구강보건실 활성화, 인력난 해소가 전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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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구강보건실 활성화, 인력난 해소가 전제돼야”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2.03.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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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실 전담인력 부족 … 구강보건사업 `위축'
치과위생사 의무배치 등 대책마련 시급

각 학교에 설치된 구강보건실이 학령기 아동들의 치아우식 예방 및 구강보건지식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를 전담하는 인력은 갈수록 줄어들어 구강보건실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교구강보건실은 구강보건교육과 함께 구강건강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치아홈메우기를 비롯해 충치 조기 치료와 불소도포, 불소용액양치, 스케일링 등을 내용으로 포괄적인 치과진료서비스를 제공해 호응을 얻어왔다.

홍성군보건소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 2000년도를 기점으로 홍성초(2000), 갈산초(2006), 덕명초(2007) 구항초(2008) 등 4개교에 학교구강보건실을 설치·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953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과 실태조사를 실시해 치아홈메우기 사업 1,087명, 불소도포사업 4,113건, 충치치료 110명, 스케일링 91명 등 운영실적을 올렸다.

그 결과, 전체 4개교의 평균 치아우식경험율은 2010년 46.3%에서 2011년 41.7%로 낮아졌다. 홍성초를 제외한 3개교의 비교치만 분석하면 전년도 대비 평균 13%가량 크게 감소했다.

인천 동구에 위치한 서흥초 구강보건실은 치과용 유니트, 고압멸균기, 광중합조사기 등 의료장비와 치과 의료기구를 갖추고, 매주 1회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방문해 치과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유치우식경험자율이 운영 초기인 2008년 83.7%에서 2009년 75.8%, 2010년 72.3%로 매년 감소했고, 영구치 우식경험자율 역시 2008년 57.2%에 비해 2010년 49.3%로 크게 줄었다.

특히 담당 치과위생사가 교재와 영상 등을 활용해 이 닦이 교육 등 치아관리법을 교육하고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아동들의 구강관리지식 및 태도가 변화를 나타냈다.

동구보건소에 따르면 `점심식사 후 칫솔질 실천율'은 2011년 51%, 2010년 58.3% 등 2009년 50.3%에 비해 증가했고, `하루 3회 이상 칫솔질 하는 학생의 비율'도 2011년 54%로 2009년 43.4%에 비해 약 10%이상 증가했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학교구강보건실을 설치·운영한 결과, 교육 및 검진, 치아우식예방진료, 초기 우식치료 등을 통해 학생들의 동기유발 및 인식변화를 가져온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구강보건실 운영을 보다 활성화하여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담인력 배치 등 정책개선 시급

이렇듯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구강보건실을 담당하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는 턱없이 부족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학교구강보건실 운영상 진행되는 구강검진이나 치아홈메우기 등은 치과위생사 단독 수행이 불가하다. 따라서 보건소에 치과의사가 없는 경우 구강보건실 운영은 자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홍성군 학교구강보건실 담당 치과위생사는 “우리 보건소도 지난해부터 치과의사가 없다. 구강보건실 운영은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되는데 그로 인해 지원받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학교구강보건실 운영을 확대하고 싶지만 전담 인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강보건실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구강검진을 통해 질환의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치과의사 없이는 진행할 수 없다. 공중보건치의는 대폭 감소되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일선에서 활동하는 치과위생사로서는 답답한 입장이다. 갈수록 구강보건사업이 축소되고 보건소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가 다른 부서로 전입돼 실질적인 구강관련 업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동구보건소 학교구강보건실 담당자 역시 “현재 전담 공중보건치의가 없어 계약직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팀을 이뤄 방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강보건실 이외에도 진행하는 사업이 많으니 충원이 너무나 절실한데 구강보건실은 전담인력 부족으로 1개교 운영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학교구강보건실 전담인력 배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 구강보건사업팀 담당자는 “학교구강보건실 전담인력만을 따로 파악하지는 않는다. 구강보건실 사업이 `일 년이면 한 달, 일주일이면 하루'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담인력을 충원하기 어렵다. 특히 보건소에는 총 인력정원제가 걸려 있어서 쉽게 인력을 조정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구강보건센터(구강보건실 및 양치시설) 설치 운영' 자료에 의하면 2011년 현재 구강보건실이 설치된 초등학교는 400개로, 2010년 구강보건실 설치교인 441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전체 초등학교가 2010년 5,854개에서 2011년 5,882개로 늘어난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다.

일부 학교에서는 구강보건실의 대안으로 `양치교실'을 설치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홍성군보건소 관계자는 “면 단위의 경우 구강보건실을 운영할 교실조차 없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또 양치교실이 확실한 효과를 가져달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그보다는 이미 실효가 입증된 구강보건실의 설치를 확대 설치하고 치과위생사를 배치해서 양치교실을 함께 운영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구강건강에 훨씬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구강보건실의 운영 성과는 이미 수치상으로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운영과 확대를 위해 현장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 권경회 부회장은 “학교구강보건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담 인력인 치과위생사가 학교에 배치돼 구강관리가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영양교사처럼 치과위생교사 제도가 도입되어 학교구강보건실에 치과위생사를 의무 배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 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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