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예방의 한계, 그리고 환자 신뢰의 한계를 극복한 뉴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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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과 예방의 한계, 그리고 환자 신뢰의 한계를 극복한 뉴테크놀로지
  • 윤홍철 (강남베스트덴치과 원장)
  • 승인 2012.06.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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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명의란 무엇인가

종종 한의원이나 내과의 이름에 `편작'이라는 단어가 쓰여진 것을 볼 수 있다. `편작'은 중국 전국 시대에 이름을 날린 실존 인물로 화타와 비견되는 명의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에 관한 유명한 일화 여럿이 현재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이야기에 앞서 먼저 편작의 일화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대대로 의사를 배출하여온 편작의 집안에는 편작 외에도 두 형이 있어 모두 의사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명망을 떨친 것은 편작이었는데 덕분에 궁에 입궐하여 왕과 왕의 식솔들을 돌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쯤으로 보자면 허준쯤 되었을까?

어느 날 왕이 그에게 물었다. “너의 집안 형제들 모두 의술이 뛰어나다고 들었는데, 삼형제 중 누가 제일 뛰어난가?”, “첫째 형님이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은 둘째 형님, 그리고 맨 마지막이 저입니다.” 편작의 대답은 왕이 들어왔던 소문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듣자 하니 사람들은 편작 네가 제일 뛰어나다고 하던데, 아니란 말이냐?” 왕의 물음에 대한 편작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큰 형님은 사람들이 이미 병을 느끼고 고통스러워 하기도 전에 병을 고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병이 있었는지, 또 큰형님이 병을 고쳤는지조차 모릅니다. 둘째 형님은 병증을 초기에 다스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벼운 병을 치료한 것으로 압니다. 저는 재주가 모자라 큰 병이 들고 나서야 이를 고치므로 사람들은 제가 제일 뛰어난 의사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저보다 뛰어난 이는 초기에 병을 찾아내 고치는 둘째 형님이요, 이보다 더 뛰어난 이는 병이 생기기도 전에 병을 고치는 큰 형님이니, 큰 형님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의사라 할 수 있습니다.”

편작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분명하다. 진정한 명의란 발병했을 때 이를 고치는 이가 아니라 병이 발생하여 환자가 고통스러워하기 이전에 이를 찾아내 예방하고 아프지 않게 하는 의사라는 것이다. 사실, 아프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복위주에서 예방과 관리로 변화

그렇다.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방보다는 사후조치와 치료가 의료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비단 우리 치과들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반에 걸친 흐름이었다. 이는 물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행동유형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발병하여 몸이 아프고 불편할 정도로 병이 진행되어야 비로소 병원을 찾았기 때문에 병원 역시 발병 후 치료에 더욱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진단과 예방을 위한 테크놀로지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 또한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임플란트와 보철 등이 치과의 보편적인 진료, 주된 진료가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예방과 관리를 꾸준히 연구하여왔으며, 예방을 통해 구강질병을 줄이고자 노력하여 왔다(그러한 의미에서 일선에서 환자의 예방과 관리에 기여한 많은 치과위생사분들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수복위주의 치과진료에 비해 예방진료가 차지하는 포션이 작았던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흐름이 조금씩 바뀌고 있으며, 무게 중심 역시 조금씩 바뀌어나가고 있다.

환자들은 더 이상 병으로 고통 받고 싶어하지 않으며,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여 편안한 삶을 영위하기를 희망한다. 환자들의 인내심이 점점 짧아져 조금이라도 아픈 것은 참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하나, 필자가 판단컨대 이는 환자들이 보다 현명해진 때문이라 여겨진다. 물론 보다 건강하고자, 또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환자들의 욕구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 사회가 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니 높아져 `웰빙'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면서 환자들의 이러한 욕구가 보다 적극적으로 겉으로 표출되었고, 심지어 이를 의료계에 요구함으로써 의료의 흐름을 바꾸어놓고 있다.

이제 환자들은 치과에서 충치를 치료하고, 보철물을 끼워 넣고 자연치아 대신 임플란트를 해 넣는 것 대신 임플란트를 하고, 보철치료를 하기 이전에, 더 나아가 충치가 발생하고 잇몸병으로 고통받기 훨씬 이전에 의료진들이 알아서 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것이다.

 

■진단과 예방의 첨병 큐레이와 캐리뷰

좋다. 그렇다면 초기 우식을 발견해 치료해주고, 관리하여주면 되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할까 하는 것에 있다. 그러기에는 일반 로컬에서의 진단 및 예방에 대한 기술력이 우리가 희망하는 정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는 병원에서의 예방 관리가 부족하였던 원인 중 하나로 기술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을 꼽은 바 있지 않은가.

실제 우리가 환자들이 고통 받기 전에 초기 우식을 찾아내고, 병소의 가능성을 미리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치과 쪽에서는 이러한 기술의 부재가 더욱 심각하였으며, 있다 하더라도 일선 개원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기란 매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초기 암을 진단하여 치료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초기 충치를 진단하여 치료할 수 있다면? (치아의 사망에 해당하는) 발치라는 극한의 상황으로부터 환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그것이 바로 큐레이(Q-ray)와 캐리뷰이다.

물론, 육안으로도 초기 우식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임상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육안에 의한 검진과 진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할 것이다. 우리가 육안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정도라면 이미 충치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는 의미가 될 것이며, 루빼를 비롯해 아무리 정밀한 장비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육안으로 화이트 스팟(White Spot)을 완벽히 잡아내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큐레이(Q-ray)는 인체에 무해한 푸른 색의 가시광선을 이용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초기 충치, 치태, 치석 등을 붉은 색의 형광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비이다.

큐레이는 자연치아 및 치태가 (우리가 Q-ray라고 명명한) 푸른 색의 특수파장을 흡수한 후 일부 에너지를 녹색과 붉은색의 형광으로 방출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치태나 치석의 경우 오래된 구강 미생물들이 Porphyrin이라는 특수한 대사산물을 분비하는데, Q-ray는 이러한 물질과 반응해서 특이한 붉은 색의 형광을 발현하게 된다. 초기 충치의 경우 Q-ray를 조사하면 병소 부위에서 형광이 소실되는데, 이때 병소 부위와 정상 법랑질간의 상대적인 형광소실 정도를 비교하여 정량화하게 된다.

즉, 큐레이는 Q-ray와 이에 특화된 필터를 이용하여 건전한 치아와 충치, 치태 및 치석 등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고화질 디지털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획득한 디지털 영상은 전용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병소의 진행 정도 및 치태의 성숙도를 수치화함으로써 개인의 구강상태의 변화를 보다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큐레이가 현재 초기 우식 및 치태, 치석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면 캐리뷰(Cariview)는 치태를 구성하는 모든 미생물의 산 생성 능력을 평가함으로써 미래의 치아우식 활성화정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우식활성 평가 도구이다.

캐리뷰는 충치를 유발하는 모든 미생물이 생성한 유기산의 양을 평가해 총체적으로 구강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의 특정 미생물의 개체수를 확인하는 방법보다 충치발생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치태를 직접 채취, 배양하여 바이오필름의 특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기존의 타액을 이용한 평가법보다 충치발생의 예측에 대한 정확도가 높아진다. 또한, 우식활성에 따라 파란색(저위험)부터 빨간색(고위험)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색으로 결과를 나타내고, 이를 위험도에 따라서 0-100점까지 수치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나 치과의사 모두 쉽게 분석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백문이불여일견, 체험을 통한 신뢰

큐레이와 캐리뷰가 주목받는 것은 큐레이와 캐리뷰가 색과 수치라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통해 환자가 본인의 눈으로 충분히 확인하고 경험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치아가 검게 썩어 들어가거나 치아가 아프다고 느껴질 때에야 비로소 충치가 생겼다고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알다시피 초기 우식의 경우 전문가 역시 육안으로 정확히 판별해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아무리 초기 우식이 있다고 환자에게 얘기한다 한들, 촬영한 사진을 보며 화이트 스팟에 대해 설명한다 한들 환자가 쉽게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초기 우식이라는 현실적, 실제적인 진리와 환자가 알 수 있는 인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다. 환자에게 있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본인이 오감을 통해 인지하는 것, 그 중에서도 눈으로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환자들의 덴탈아이큐가 높아져 치과질병 및 치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졌고 의료진의 설명을 받아들이는 이해도 역시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설명한다 한들 환자가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은 표면적일 수밖에 없으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큐레이를 통해 본인의 치아를 촬영하고, 내 치아와 잇몸 어디에 치태와 치석, 그리고 초기 충치가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 그리고 캐리뷰를 통해 치아우식 발생률을 정확한 수치와 표현된 색으로 확인하는 것은 환자에게 있어 직접적이고 파급력 높은 경험이다.

이제 환자는 눈으로 확인하고 설명을 들음으로써, 충분히 인지하고 납득할 수 있으며, 의료진에 대한 신뢰, 진단과 치료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다. 이는 오감을 통한 체험이 환자의 진료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고, 질병 관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 큐레이와 캐리뷰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확인한 환자는 초기 우식에 대한 의료진의 진단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이후 치료 계획을 순조롭게 따라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변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치아관리에 대한 권고사항과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자율적인 관리가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테크놀로지가 가져다 준 커뮤니케이션의 향상, 그리고 신뢰의 강화라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큐레이와 캐리뷰가 그저 단순한 기술일망정, 이러한 기술을 통해 우리는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쉽고 원활히 할 수 있으며, 진료와 의료진에 대한 믿음을 강화함으로써 진료의 효과를 높이고 예방과 관리 차원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던 명의의 얘기로 돌아갈까 한다. 큰 병으로 악화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치료하여 환자를 신체적,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은 환자들의 바람에 앞서 우리들의 바람이자 소망이기도 하다. 여기에 우리 눈의 일부가, 그리고 우리 손의 일부가 되어 진단에 힘을 실어주고, 환자들과의 신뢰를 쌓는데 도움을 줄 기술이 있다.

비록, 작은 장비, 작은 기술에 불과할지는 몰라도 분명 우리의 소망과 환자들의 소망을 이룸에 있어서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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