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보건 전담부서 신설 주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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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 전담부서 신설 주문 잇따라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3.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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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보건소 ‘치주병교실’ 개설 제안도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치주과학회(회장 조기영) 주최 '제8회 잇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을 상대로 허선수 보건치과위생사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대한치주과학회 24일 잇몸의 날 행사 개최

 

전신건강을 위한 치주질환의 예방과 조기 치료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관심은 물론 전담부서의 신설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

대한치주과학회(회장 조기영)는 지난 3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8회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치주질환은 전신질환과의 관계가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국민적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치주질환 환자 수는 2012년 835만명에서 2015년 1,343만명에 이르렀고, 그로 인한 진료비 지출은 2012년 5,380억원에서 2015년 1조56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치주질환과 같은 혈관 장애를 일으키는 여러 생활습관병이 남성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전신질환을 야기하고 더 심화시킬 수 있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김영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국민건강보험 공단의 빅데이터 중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총 102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 보유 시 골다공증 1.21배, 협심증 1.18배, 류마티스관절염 1.17배, 남성 성기능 장애 1.5배 등 높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동물실험 모델에서 대표적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의 발현과 치태세균의 일종인 P진지발리스균이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치태세균과 세균이 분비하는 특정 효소가 혈관을 통해 관절에 전달돼 관절염 염증을 악화시키는 한편, P진지발리스균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면 관절염 발생 역시 억제된다.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 절실

 

현재 세계적인 흐름은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고혈압, 당뇨 등과 더불어 치주질환을 NCD(Non-Communicable Disease, NCD)에 포함시키고, 이어 2014년 세계치과의사연맹 등을 중심으로 치주질환의 예방 및 조기 치료에 대한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행동강령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치주질환의 예방 및 조기치료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김영택 교수는 “치주질환과 전신질환 간 상관관계를 알려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치주병을 예방하고 조기치료에 힘쓸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국가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설양조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교수 역시 “지금의 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는 포괄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국민 구강보건정책을 중점 추진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설 교수는 공공영역에서의 치주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와 예방을 위해 ‘치주병 교실’의 설치와 같은 NCD개념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허선수 한국보건치과위생사회장은 ‘고혈압·당뇨 등록 관리자의 치주관리 필요도 측정’, ‘전문가 치주관리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사업 프로그램 평가’ 등 일부 보건소에서 진행 중인 치주병 관리를 위한 사업을 소개했다.

또한 치주병 관리를 위한 ‘치주병교실’의 운영 등 지역민 구강위생관리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하고, 향후 치주병 예방 사업과 심·뇌혈관질환사업, 고혈압·당뇨 등록관리사업 등 생활습관병과 관련된 보건사업 연계를 제안했다.

허선수 회장은 “잇솔질만 잘하면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치태와 치석을 예방할 수 있다. 보통사람들이 잇솔질을 할 때 음식물 잔사를 40~60% 제거한다는데, 교육만 잘 이뤄지면 80%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전문가 구강관리가 치주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균적으로 치과위생사 2명이 고혈압·당뇨 환자 12명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중보건치과의사 수가 줄면서 치과위생사 수도 줄고, 구강보건사업은 축소일로에 있다”고 지적하고, “1조원이 넘는 치주질환 진료비 부담은 분명 보건소에서 예방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인건비나 사업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부처에 구강보건전담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잇몸의 날 축하합니다”

 

한편 이날 잇몸의 날 기념식에는 조기영 회장을 비롯한 학회 관계자들과 문경숙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최남섭 대한치과의사협회장, 동국제약 김희섭 부회장, 배우 최불암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잇몸의 날’을 통한 대국민 홍보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치주과학회 조기영 회장은 기념사에서 “치주병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앞으로 보건소 및 공중보건의와의 협력을 통해 각 지역 보건소에 치주병 교실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 힘을 보태겠다”며 “또한 국가 NCD사업에 치주질환을 포함하고, 스케일링 건강보험 적용 기간을 국가가 아닌 치과의사들이 환자 상태에 따라 정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치협 최남섭 회장은 “잇몸병은 감기 다음으로 많이 앓는 국민병이다. 하지만 정기검진과 올바른 양치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며 “치협은 치과 문턱을 낮춰 국민중심 치과의료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치위협 문경숙 회장은 “치위협은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인적자산을 토대로 치주과학회 사업에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가 구강보건 정책과 인프라 구축을 위하 실천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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