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협보 지령 100호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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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협보 지령 100호에 부쳐
  • 김원숙 부회장
  • 승인 2005.10.1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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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절반을 원고에 묻혀 지낸 세월이 치위협보 걸음마 시절부터이니 이제는 이골이 날만도 하건만, 발행 때마다 아직도 끌탕을 하고 있는 형국인걸 보면 경지에 오르기는 한참 멀었지 싶다.

하긴 천직이 글쟁이도 아니요 타고난 글재주를 지닌 바도 아니니 경지를 운운하는 것이 오히려 도둑 심보일지도 모르겠으나, 변변한 필력도 갖추지 못한 주제에 신문을 내려니 월간지 하나 내면서도 발행 때면 직원들과 몇 날 밤을 밝혀야 겨우 신문을 낸다.

그래도 글을 좀 쓰는 편 아니냐는 부추김을, 듣기 좋은 인사인 줄 알면서도 짐짓 진정이려니… 스스로 최면을 걸고 버텨온 게 어느덧 100호를 맞았다.

감회가 새롭다. 겨우겨우 인쇄를 넘기고 신문을 받아드는 순간까진 마치 산실 밖의 애아범 심정이랄까.

마침내 책상위에 놓인 신문이 다행히 손가락 발가락 온전히 달린 늦둥이처럼 잘 되었을 때면 그래도 내 자식이라 기특한 마음이 들지만, 떡하니 오자라도 하나 자리 잡은 날에는 마치 운동화 속의 모래알처럼 한동안 부대껴 마음이 껄끄럽다.

치위협보가 발행된 지 10년. 우리도 언젠가 기자 여럿이 한 꼭지씩 기사를 나눠가며 매주 신문을 낼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족할 줄 아는 지혜를 잃지 않으련다. 비록 월간에 비전문가인 치과위생사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신문이지만 우린 결코 덜 익은 얘깃거리나 편협한 기사는 싣지 않았다. 오로지 사실만을 알리기에 애썼고 허위사실을 바로 잡아 독자들의 알권리를 존중하고자 했다. 빙산의 일각을 전체라 주장한 바도 없고 재정에 보태자고 일부의 주관적 주장을 싣는 짓도 우린 하지 않았다. 그만하면 우리 신문이 정직한 언론이요 정론지로 손색이 없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겠는가. 치위협보의 일취월장을 꿈꾸며, 애정 어린 격려와 다독이는 따뜻함을 지닌 우리 독자들에게 오늘도 어줍잖은 글재주로 응석 부리듯 아량을 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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