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치과인생,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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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치과인생,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다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5.08.26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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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학위·취업까지 `활짝' 김보경 치과위생사
▲ 캐나다 현지 치과 직원들과 김보경 치과위생사 (왼쪽에서 두 번째)

 

치과위생사 김보경(41)씨는 대학 졸업 후 10년간 치과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평탄했던 생활을 뒤로 하고 돌연 캐나다행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32살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치위생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벌어놓은 돈을 다 쓸 각오를 가졌다. 그리고 영어권 국가의 치과위생사 면허를 갖겠다고 결심했다.”

열정을 향한 첫걸음

김씨는 우선 캐나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고 영어 공부에 몰두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게 처음이어서 특별한 공부법은 없었다. 캐나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토플 점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김씨는 3개월간 토플 학원을 다니며 자율학습을 병행했다.

이후 목표한 토플 점수를 획득한 그는 유학원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비자를 신청하는가 하면 직접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입학을 위한 정보를 수집했다.

현지 강의를 듣기에는 영어실력이 부족하다고 여긴 그는 우선 치과 조무사 6개월 과정을 밟기로 했다. 일종의 치위생학 과정 대비 워밍업인 셈이다.

그러나 현지 치과 조무사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영어 어휘력이 부족한 탓에 수업의 절반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래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다.”

그렇게 6개월 과정이 끝난 후 우수한 성적표를 받게 된 김씨는 서너 곳의 대학 면접을 보았고 마침내 치위생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그가 선택한 곳은 Yorkville University로, 교과서 2년 무상지원 등의 입학 특전이 있었다.

하지만 입학의 기쁨도 잠시, 방대한 과목과 영어 어휘가 그의 발목을 붙들었다.

“절망의 나날이었다. 교과서 한 페이지를 이해하는데 평균 4∼5시간이 소요될 만큼 모르는 단어가 넘쳤다. 교수의 용어 이해부터 빠른 말투까지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실제 김씨는 줄곧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김씨는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만 빼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자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수업방식이 익숙해지고 교과서도 편하게 읽게 되면서 한국 치과위생사로서 역량이 빛을 발한 것이다. 시련이 크면 보상도 큰 법이라고, 김씨는 혹독한 전공 공부 덕분에 꼼꼼한 영어실력도 갖추게 됐다.

업무 인정받아 치위생 섹션까지

치과위생사 면허를 취득한 김씨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던 Dr Low's dental office의 정식직원으로 채용됐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조무사로서 석션과 기구 준비 등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것은 물론 경력 10년의 베테랑 치과위생사답게 센스 있는 일처리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단 한번도 치과위생사를 고용한 적 없는 치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컸다.

그렇게 1호 치과위생사로 채용된 김씨는 일주일에 3일을 출근해 스케일링과 미백, 치근활택술, 스포츠 가드 제작, 불소도포 등을 전담했다. 곧 치과에는 치위생 전담 섹션도 생겼다.

“나의 업무를 지켜보던 60세의 치과의사 Dr. Low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치위생 섹션을 만들어줬다.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김씨는 일주일에 2일은 교정전문치과 Bayview orthodontics에서 근무했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교정 진료와 스케일링, 구강관리(Oral Self-care)를 맡았다.

“성격이 깐깐하기로 유명한 교정치과 원장님이 나를 채용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일련의 상황을 겪으면서 계산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 언제든 기회는 찾아온다는 걸 믿게 됐다.”

김씨는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인한 캐나다 정부의 자국민 근로자 채용 방침이 있기 전까지 일년이 넘도록 능력 있는 치과위생사로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했다. 업무 만족도 역시 높았다.

“캐나다의 치과는 업무범위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치과위생사도 정해진 업무에만 충실하면 되니 환자에만 몰두할 수 있다. 내가 원하던 치과시스템과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자신과 같이 해외 취업에 눈을 뜬 치과위생사들이 더 많아진다면 국내 치과 발전에 더욱 기여할 것이란 게 김씨의 생각이다.

“다른 나라의 치과 진료시스템을 이해함으로써 국내 치과 시스템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 구사 능력을 길러주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

도전은 계속 된다

김씨는 현재 캐나다 취업 경험을 살려 치위생과 학생들에게 `치과병원 생활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후학 양성과 학문 발전을 위해 대학 교단에 서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최근에는 대학원 구강병리학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밀고 나가야 한다. 그렇게 입고 있던 익숙한 옷을 벗어야 한다.”


김보경 치과위생사가 알려주는 캐나다 치과

캐나다 치과위생사가 되려면 국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필기는 NDHCB, 실기시험은 각 주의 치과위생사협회가 주관한다.

캐나다(토론토) 치과 급여는 치과위생사의 경우 시급 32∼38달러를 받는다. 참고로, 6개월 과정을 이수한 치과 조무사의 경우 시급은 12∼15달러다.

캐나다 치위생 진료 비용은 △스케일링·불소 평균 150달러 △치근활택술 200∼250달러 △미백 500∼700달러 정도다.

캐나다 치과 취업 시 한국 치과위생사 경험이 도움이 된다.

초보가 아니므로 고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력서를 제출할 때는 직접 치과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직원들이 전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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