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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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링의 이해
  • 이영규 (삼성의료원 치과진료부 치주과장)
  • 승인 2003.01.1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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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환자는 debridement전에 클로르헥시딘으로 가글을 한 상태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환자치료에 들어간다.  물론 술자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경과 마스크도 준비한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환자와 술자의 위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적절한 조명과 retraction, 그리고 날카로운 기구가 가장 중요한 기구조작의 원칙이다.  이런 원칙은 효율적인 치료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된다. 

즉 최소의 노력으로 능률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며, 또한 환자뿐 아니라 술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술식을 반복적으로 시행하여, 어떤 술식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러나 숙달이 되어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런 숙달의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술 순서

치과위생사는 환자에 대해 거의 반복되는 시술을 시행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일 자체가 지엽적 부위에 대한 시술이 반복되는 것이 때문에, 작업자체가 쉽게 싫증이 날뿐 아니라, 쉽게 피로가 올 수 있다. 

우리의 직업의 속성상 가능한 한 피로가 오는 것을 피해야만 하기 때문에 모든 임상에서는 효율과 운동의 경제성을 생각해야만 한다.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체계적인 시술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악에 걸친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상악우측 최후방구치의 원심협측에서 시작하여 근심으로 이동하여 상악좌측 최후방구치의 원심협측까지 진행한 후, 다시 상악좌측 최후방구치의 원심설측에서 시작하여 상악우측 최후방구치의 원심설측까지 진행한다.  같은 방법으로 하악의 우측 최후방구치에서부터 기구조작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서 시간과 운동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운동 경제성

두 번째는 운동 경제성에 관한 사항이다.  즉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한번 손에 잡은 기구를 내려놓고 다른 기구를 잡기 전까지, 일단 잡고있는 기구를 충분히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한가지 기구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치아면에서 대해 충분히 그 기구를 사용한다.  양쪽에 날이 달린 기구라면, 한쪽 날로 시술할 수 있는 부위를 모두 시술한 후, 반대편 날을 사용하기 위해 기구를 돌려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양쪽에 날이 달린 큐렛을 치료부위마다 돌려 잡으며 시술하는 것은 시간 및 운동의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다.

술자를 위한 작업공간을 제대로 구성하여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시술에 필요한 모든 기구나 환자교육용 장비는 술자가 팔만 뻗으면 닳을 수 있는 부위에 위치시켜야만,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기 위해 의자에서 일어나서 이동하는 시간과 운동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각 시술에 필요한 기구를 모아서 포장 소독하는 것은 시간절약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운동의 분류를 이해하고 적절한 운동을 사용하여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Chasteen에 의하면 운동 경제성을 다음의 5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Ⅰ급  손가락만의 운동
Ⅱ급  손가락과 손목의 운동
Ⅲ급  손가락, 손목, 팔꿈치의 운동
Ⅳ급  어깨에서부터 전체 팔의 운동
Ⅴ급  팔 전체와 몸통의 비틀기 운동

Ⅰ급 운동이 Ⅱ급 운동보다 바람직한 것이며,  마찬가지로 Ⅱ급 운동이 Ⅲ급 운동보다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finger rest의 위치선정에 있어서, 시술부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시키는 것이 먼 곳에 위치시키는 것보다 운동 경제상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finger rest 없이 시술을 하는 것은 운동의 경제성에 완전히 위배되며 정확한 시술자체가 불가능하다.  숙련된 술자와 그렇지 않은 술자의 차이는 정확한 finger rest의 유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Ⅳ급,Ⅴ급의 운동은, 술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시간을 낭비하게 하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사용을 줄여야만 한다. 

특히 Ⅴ급 운동의 경우에는 술자의 시선을 밝은 시술부위에서 주위의 어두운 부위로 이동시켰다가 다시 밝은 시술부위로 시선을 옮기고, 초점을 다시 맞추어야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시행된다면, 쉽게 눈의 피로를 오게 한다. 

그러므로 작업공간 및 기구 등의 보관도 가능한 한 Ⅳ급 및 Ⅴ급 운동의 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배치해야한다. 

술자와 환자의 위치

환자와 술자가 적절한 위치에 위치하여야 효율이 증대된다.  즉 환자가 편안하게 unit chair에 앉아야 시술이 편해지고, 술자가 올바르게 앉아야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술자가 느끼는 피로감도 줄어든다.

환자를 적절히 위치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술자가 stool에 제대로 앉아야 하기 때문에 술자의 자세부터 살펴본다.  먼저 술자는 stool의 중앙에 위치하여 체중을 균등하게 분산시켜야 한다. 

stool의 높이를 조정하여, 발은 바닥에 편안하게 닿아야만 하고, 넓적다리는 바닥에 평행하게 위치해야한다.  stool 높이가 높으면 이런 자세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stool의 높이를 조절하여 이런 자세가 되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대개는 다리를 약간 벌리고 앉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를 치료할 때는 치마보다는 바지를 입는 것이 추천된다.

이런 자세에서 술자의 체중분산이 용이할 뿐 아니라, 술자가 시술 중에 몸을 구부리거나 비트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물론 허리와 목은 똑바로 세우로 머리는 척추의 중앙에 오게 하여야 한다.

술자가 두 발을 모으고 앉게 되면 체중이 대개 한 쪽으로 쏠리게 되어 체중을 균등하게 분산시킬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균형을 잡기 위한 근육에 긴장이 오게되어 결과적으로 술자의 피로감이 증가한다.

그래도 꼭 다리를 붙이고 앉고 싶다면, 체중을 균등하게 분산시키고 발바닥이 바닥에 평평하게 닿게 해야하고 넓적다리는 지면에 평행하게 해야만 한다.
 
술자의 위치가 정해지면, 다음은 환자의 위치를 잡을 순서이다.

대개의 교과서에서는 supine position을 권장하고 있으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대개 초음파 스케일러를 보조원 없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unit chair의 성질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힘들지만, supine position보다는 환자의 목으로 물이 넘어 가지 않을 정도로 back rest를 약간 세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

이때의 환자의 구강이 술자의 팔꿈치 높이가 되도록 한다. 시술 시 중요한 것은 몸에서 팔꿈치까지를 너무 벌리지 않는다는 것이며, 팔꿈치에서 손목까지는 지면에 평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 술자의 코에서 환자의 구강까지의 거리는 35 내지 45cm 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런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unit chair의 높이가 충분히 낮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unit chair에 따라서는 이런 위치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내 다리의 길이에 대해 원망을 하면서, 아쉽지만 술자의 stool 높이부터 다시 조절해야만 한다.)

이상의 원칙을 모두다 지킬 수 있다면 그 이상 좋은 것은 없겠지만 위에 열거한 사항을 왜 지켜야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자에 따라서는 같은 시간에 같은 진료를 하더라도 피로도가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다.

스케일링에 대해 얘기하다 말고, 인체 공학적인 얘기를 장황하게 꺼내는데는 필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필자의 경우 위생사들이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환자를 보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이것은 비단 위생사뿐 아니라 치과의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혼신의 힘을 다해 환자를 보는 정신은 높이 사고 싶지만, 이런 나쁜 자세에서 오는 피로의 누적은 여러 가지 직업병을 만들 수 있다.

언젠가는 필자와 같이 일하던 8명의 치과의사 중 필자를 포함한 4명이 동시에 재활의학과 신세를 진 경험도 있다. 그런 일이 있었던 다음부터 가장 기본적인 위의 원칙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의 일이 한두 달만에 그만둘 일이 아니고 평생의 직업으로 선택하였다면, 그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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