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치과위생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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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치과위생사에게
  • 김영삼(사람사랑치과원장)
  • 승인 2003.02.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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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치과위생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사람사랑치과 원장 김영삼입니다. 지면에서라도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저는 치과위생사란 직업을 참 좋아합니다. 치과의사로 살아가려면 치과위생사와는 어차피 동고동락해야 해야 하니까, 좋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환자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티가 나듯이 말입니다.

미국의 어떤 치과의사는 30년 동안 같이 일해오던 치과위생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을 그만두자 자기도 병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만나는 치과위생사들에게 자주 하곤 합니다. 어차피 이 바닥에서 살려면 의사로서 좋은 치과위생사 만나고, 치과위생사로서 좋은 의사를 만나서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좋겠냐고 말입니다. 정말 그렇지 않습니까?

어느 누구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니 만큼 서로 잘 지내야 하는 일이니까요. 저희 학교 선배님이 말씀하시길 집사람보다 치과위생사가 더 가깝다고... 정말로 지내는 시간도 많지만, 집에서는 대부분이 잠자는 시간인데, 치과에서는 항상 눈뜨고 계속 있으니까 정말 식구 같다고.....

하지만 선배들한테서 그보다 더 많이 듣는 말이 ‘애들 때문에 죽겠다.’ ‘애들이 너무 바뀐다’ ‘정말 이상한 애들도 많다.’ 말들입니다. 물론 여기서 애들이란 표현이 좀 듣기가 거북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하려는 이야기도 이런데서 ‘애들’이란 표현이 나오지 않도록 치과위생사의 지위를 향상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잘하는 사람 많은데, 몇몇 사람들 때문에 싸잡아서 도매금으로 넘겨져 버리는 듯해서 그런 표현을 들으면서 참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은데....

저도 개업한지가 이제 한 달이 지나면 1년이 됩니다. 치과를 1년 가까이 운영을 하면서 참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가장 어려웠던 점이 직원들과의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못난 탓인지, 처음 시작한 3명중에 2명이 그만두었습니다. 그중 새내기 치과위생사가 제 가슴에 못을 박아놓고 떠났습니다. 참 예뻐했는데.... 저도 처음이고, 그 치과위생사도 처음이고 해서 정말 30년은 못되어도 치과의사로서 치과위생사로서 함께 잘 해가려고 했건만.... 제가 생각만큼 부덕했나 봅니다.

치과의사들은 언제나 직원이 그만두면 어쩌나 하는 공포에 시달리며 삽니다.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원장님도 있습니다. 그나마 저는 강남이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좀 덜합니다만, 그런 맘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렇게 직원 구하기가 힘드니까 간호조무사나 무자격자를 진료실로 불러들이게 되고, 그럼으로써 치과위생사의 진료실에서의 입지와 사회적 지위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치과위생사들이 치과를 대기업 사원들이 입사하듯이, 그런 맘으로 입사를 해서 정말 직장생  활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치과까지 출근하는 동안 치과가 30개쯤은 보이겠지만, 자기의 직장은 하나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선배 치과위생사와 협회, 우리 치과의사들도 모두 병원의 근무조건을 향상시켜서 치과위생사의 사회적 지위를 좀더 높게 만들어야겠지요.

제가 너무 큰 테두리의 말만 한 것 같은데요. 지금 새내기 당면한 문제라면...

먼저 직장 잘 선택하고, 잘 적응해서, 열심히 일하고, 일하면서 언제나 공부하는걸 잊지 말고 끊임없이 공부해서 나날이 발전하여 자신의 가치를 한껏 더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으로써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들의 사회적 지위가 더욱 향상되고, 감히 간호조무사나 무자격자들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의 직업으로 기틀을 다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함께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치과의사로서 노력해야겠지만, 여러분도 우리에 포함됩니다. 새내기 여러분도 함께 노력해서 좋은 치과세상을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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