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값진 체험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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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값진 체험을 마치고
  • 정임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 치위생학과 2학년)
  • 승인 2003.05.20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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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여건 나쁘고, 머물러 있는 시간 짧아
충분한 도움 주지 못한 것 아쉬워...

지난 3월 나는 방글라데시라는 낯선 땅에서 한국에서는 겪을 수 없는 값진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내가 참여했던 이번 10차 해외의료선교는 내과, 소아과, 신경외과, 안과, 성형외과, 치과로 구성되어 진행되었는데 그 어느 팀보다도 많은 인원이 동행한 일정이었다.

우리는 이 의료선교활동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필요한 여러 준비를 했다. 그런데 각 과 교수님, 임상 간호사님, 임상 수업을 듣고 계신 4,6학년 선배들 등 임상 경험이 풍부하신 다른 분들과는 달리 나는 아직 2학년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라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우선 기구들 명칭부터 알아야 했고, 발치 등의 기본적인 술식, 멸균, 소독에 관한 것 등... 기본적인 임상관련 지식들을 공부해야했다. 방학후반기가 공부와 임상observation으로 채워졌지만, 그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리라 확신했기에 그 시간들이 결코 아깝지는 않았다.

3월 19일, 드디어 우리는 한국을 떠나 낯선 방글라데시라는 곳에 도착했고, 진료를 시작했다.

우리는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의 꼴란뿔지역과 꼴람똘라병원, 인도와 접해있는 찔마리지역과 그곳의 날리때까따 섬, 울리뿔 음성나환자 재활촌에서 진료를 했다.

KDAB(Korean development As-sociation of Bangladesh)라는 방글라데시의 한국선교회의 도움과 10차에 걸친 의료선교활동 노하우들이 있어서 진료를 원활히 할 수 있었다.

선교사님들께서 통역과 진료도우미를 해주셨고, 환자들을 미리 선별해두어 거짓 환자가 아닌 정말로 아픈 환자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치료여건이 좋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기간이 짧아서 해줄수 있는 치료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방글라데시, 세계 8위의 인구밀도를 가진 나라인 만큼 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붐볐다. 가는 곳곳마다 어디서들 나오는 것인지 사람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곳의 환경은 물, 공기 할 것 없이 오염되어 있었고, 사람들도 문명의 혜택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어서 가난과 기아로 허덕이고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구강은 물로 위생관리자체가 되어 있을리 없었다. 잇솔질, 구강관리에 대한 인식도 좀 배운 이들에게나 존재할까, 문맹률이 75%나 되는 그곳의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인식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다행히 이제 방글라데시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그나마 안쓰러움을 달래주었다.

우리 나라가 그러했던 것처럼 방글라데시도 언젠가는 지금의 모습을 벗어버리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내가 해야할 일들이 많음을 느낀다.

열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지금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 살고 있다.

가기 전에는 그 당시 괴질이라 불렸던 SARS나, 이라크 전쟁 등의 여러 문제로 걱정하기도 했었지만 하느님의 가호로 모두들 무사히 돌아왔고, 혼자 공부하느라 애는 먹었지만 무시무시했던 중간고사도 끝나고, 해단식도 마쳤다.

그 전처럼 바쁜 일상을 살고 있지만, 이번의 체험, 감정들을 잊지는 않을 것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한번 방글라데시에 가고 싶다. 그때에는 지금보다도 훨씬 준비된 모습으로, 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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