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잊지못할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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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잊지못할 시간들…
  • 이수진, 손영숙 명예기자
  • 승인 2003.07.2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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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임상실습을 마치고

16주간의 실습생활은 우리를 울리기도 하고 즐겁게도 했던, 결코 짧지만은 않은 결코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 순간들… 실습을 하러 왔는지 사고를 치러왔는지 모를 어이없는 행동들… 그래도 그런 경험 속에서 우린 나름대로 커가고 있었나보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의 눈빛과 말투 속에서 한층 더 성숙해져 있는 우리를 느낄 수 있었다.

16주간의 실습생활은 생소함과 고단함으로 반복된 일상이었지만 대부분의 생활이 병원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병원에서 일어났던 모험담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서로 웃고 있노라면 하루해가 저물어도 모자랄 지경이었으니까. 덕분에 수업시간은 통제불능에 직면할 때도 있었고 교수님은 진땀을 흘리시곤 하셨다.

어느덧 실습이 끝난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대화에 병원괴담(?)이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방사선 현상실에서 불을 켜는 바람에 필름 60장을 버린 일, 정착액과 현상액을 구별 못해 여러 차례 사진을 다시 찍은 일, 교정 브라켓 상자를 떨어뜨려 2시간 동안 정리한 일, side mirror를 떨어뜨려 깨트리고, 정신질환 환자의 비위를 거슬려 진료실을 시끄럽게 만든 일,  치과재료를 구분 못해 실수하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어이없는 실수… 실수들… 그때마다 눈물 쏙 빠지게 혼도 나고 서글퍼서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일들이 우리를 성숙시키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제 더 이상 실습생이라는 학생의 신분으로는 병원생활을 할 수 없다. 얼마 남지 않은 국가고시를 끝으로 우린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일을 하게 될 테니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우리지만 이런 경험들을 밑거름으로 노력한다면 유능하고 남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멋진 치과위생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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