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의 이해
상태바
스케일링의 이해
  • 이영규 (삼성의료원 치과진료부 치주과장)
  • 승인 2002.09.19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른 상황에서 치과에 관련되어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학생을 위한 교직이나 다른 연구직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치과위생사의 본분은 치과의사나 마찬가지로 치과임상에서 환자와 부딪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는 치과위생사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다루도록 한다.

치과진료에서 환자에 대한 첫 번째 처치는 응급처치를 제외한다면 아마 스케일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환자가 처음으로 느끼는 치과에 대한 이미지는 스케일링을 시행하는 사람에게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스케일링이라는 용어에 대해 약간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오히려 debridement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스케일링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조금 거창하게 들리지만, 치주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연치 혹은 치과보철물을 건강하게 그리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치주염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자의 염증을 조절해주는 일은 환자의 치아를 오래 유지시켜주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모두 다 잘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치주염증의 원인은 미생물이다. 그러므로 치주염증의 치료는 이런 미생물을 어떻게 조절하는가하는 것이다. 간단히 치주치료라는 것은 치은연상부의 치태조절과 치은연하부의 치내조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에서 치은연상부의 치태조절은 환자자신이 시행하는 것이고, 치은연하부의 치태조절은 술자에 의해 시행되는 것이지만, 치은연상부의 치태조절을 전적으로 환자의 책임으로 넘길 수는 없다. 왜냐하면 환자가 적절한 치은연상부의 치태조절을 하게 하는 것 역시 술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치주치료는 환자에게 치주질환과 치아우식증의 원인이 미생물인 것을 알려주어, 환자를 동기유발하고, 적절한 구강위생법을 지도하여, 환자로 하여금 치은연상부의 치태를 제거할 수 있게 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즉 구강위생의 중요성을 환자가 인식하고 구강위생을 유지하게 하는 작업인 구강위생교육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며 과연 어떻게 하면 환자가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서 평범한 용어로 설명해야함은 물론이고, 치주에 관한 상당한 지식도 있어야만 올바른 구강위생교육을 시행할 수 있다.

구강위생방법의 교육은 소위 스케일링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환자가 왜 스케일링을 혹은 다른 치주치료를 받아야 하는 지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먼저 구강위생교육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순서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환자 자신에 의한 적절한 구강위생이 없이는 스케일링을 비롯한 앞으로의 모든 치주치료가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다른 치과치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구강위생은 칫솔을 이용한 기계적인 방법과 약물을 이용한 화학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가장 기본적인 칫솔질에 대해서 살펴본다.

구강위생교육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에서,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우리가 옳다고 믿고 있는 것 중에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중 한 가지가 어떤 것이 올바른 칫솔질 법인가 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칫솔질은 치은연상부의 치태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칫솔질에 대한 연구에서는 치은연상부의 치태의 제거효과를 관찰하는데, 그 결과, 칫솔질방법에 따라 통계학적인 차이를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칫솔질의 어떤 특정한 방법이 다른 방법에 비해 치태제거라는 면에서 우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환자에게 일반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특정한 방법을 알려주어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줄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환자의 구강 내에서 구강위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부위를 알려주어 환자자신의 칫솔질 방법을 수정해주는 것이, 전혀 생소한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보다는 바람직한 것이다. 필자도 Bass법은 선호하여, 환자의 잇몸에 상처를 많이 만들었던 기억이 있으나, 현재는 환자에게 거부감이 적은 회전법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또한 이미 치조골의 파괴가 일어나 치간유듀가 상실된 경우라면 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구치부의 치아인접면을 닦아내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칫솔질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치간 칫솔의 사용의 원칙은 치간부에서 통과가 가능한 치간 칫솔 중 가장 지름이 큰 솔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치근의 단면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작은 지름의 치간 칫솔을 사용한다면 효과적인 치태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치관부의 공간은 치주치료 후에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완료된 후에 적절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치간 칫솔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칫솔과는 달리, 치은연하로 상당한 깊이까지도 청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치간유듀가 소실된 경우에는 치간 칫솔의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다양한 크기의 치간 칫솔을 미리 준비하여, 각 환자에 맞는 사이즈의 치간 칫솔을 선택한다.

그리고 기계적인 칫솔질에 부가적으로 화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가글용액으로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과학적인 증거를 갖는 대표적인 것은 크로르헥시딘 용액이다. 종래와는 달리 상당히 낮은 농도(0.12%)가 선호되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 이 약물의 부작용 중에 하나인 치아착색을 줄일 수 있다. 치과에서의 클로르헥시딘의 사용은 거의 만병통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약물의 기전자체가 치아면에 형성되는 pellicle을 억제하지는 못하지만, pellicle상에 형성되는 biofilm의 형성을 차단하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에 치태 형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주염증 및 치아우식 모두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효과가 상당 시간동안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치과에서는 단점이 별로 없는, 가장 바람직한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케일링을 비롯한, 소위 능동적인 치주치료를 하는 동안에, 그리고 치료가 끝나고도 약 2주 정도는 클로르헥신을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방법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하루에 2회정도 사용하며, 한번에 약 1분정도의 시간이 좋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화학적인 방법은 어디까지나 기계적인 방법의 보조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환자가 칫솔질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거나 치료의 효과를 단시간 내에 극대화하기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화학요법제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즉 환자가 본인의 손으로 직접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칫솔로 구강위생을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사용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 보통의 칫솔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면, 전동칫솔을 사용한다고 구강위생이 향상될 가능성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여러 연구에서 전동칫솔이 일반적인 칫솔보다 plaque제거와 치은염증제거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한 칫솔의 모양이 치주적인 측면에서 보다 바람직한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도 없다. 바야흐로 앞으로의 치주임상에서는 다른 의료분야와 마찬가지로, ‘증거중심적인 치료’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본다. 즉 과학적 증거가 없는 막연한 치료방법은 앞으로의 임상에서는 발붙일 곳이 없어져야 하며, 구강위생교육 또한 예외는 아닌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스케일링 기구조작의 원칙’에 대해서 게재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