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학과 4년제 학부제 신설에 대한 우리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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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생학과 4년제 학부제 신설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치위협보
  • 승인 2001.11.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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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을 하늘은 참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하늘은 늘 똑같은 하늘이건만 어떤 때는 흐리고 어떤 때는 그 맑음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하늘이 아무리 맑다고 해도 주위의 구름이 어둡다면 그런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물들이 그 주위 환경에 따라 맑아도 보이고 흐려도 보인다.

국민 구강보건도 꼭 한 분야만이 능력이 뛰어나다고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서로 조하를 이룰 때 그 가치가 뛰어나고 국민구강보건이 나아지는 것이 아닐까한다.

요즈음 들어 치과계의 보도자료들을 자주 살핀다. 4년제 학부 발표가 보도되어 기쁜 마음 감출 수 없기에 축하 받기를 기대하면서 “축하한다”는 글귀 한 줄을 찾으려고 여러 보도 매체를 뒤적거려보았으나 정작 기대했던 글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린 그간의 다소 섭한 점이 있다해도 치과의사들에게 기쁜 일이 생길 때마다 같이 기뻐하고 동참했다.

일부 치과의사회에서 학술대회의 작은 가방하나를 치과위생사라는 이유로 주지 않을 때도 무슨 사연이 있겠지, 크고 작은 사건으로 가슴이 아프고 서러울 때도 뭔가 큰 의미를 가진 행동이겠지라고 늘 아버지처럼 오빠처럼 의지하면서 나중에라는 단어를 기대하면서 그렇게 35년 이 상을 뒤에서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4년제를 극구 반대하는 지난 10년간의 성명서나 여러 글에서 치과진료보조를 위해 3년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때도 다수가 아니겠지 몇몇 치과의사들이 아직 우리의 업무를 잘 모르나 보다. 이럴 때조차도 우리는 단지 그들의 눈에 진료조무사로만 비친 우리들 자신을 나무라면서 치과위생사로 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 모든 허물을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덮어 지냈었다.

그러나 요즈음 서치신문의 글을 읽고 더 이상 잠자코 있는 것만은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되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우리의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좀 더 배우고자 하는 치과위생사들의 요구가 그리 잘못되었는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교육은 모든 국민의 권리이다. 그것은 치과위생사가 아니고 한 국민으로서의 권리이다.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학문을 배울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인 것이다. 그러기에 연령, 신분 등을 가리지 않고 교육의 기회는 열려 있어야 하며, 이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직장과 병행하여 학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둘째로 치과위생사는 진료보조만 하는 인력은 아니다. 치과위생사의 업무는 구강보건교육업무, 구강병 예방을 위한 업무 그리고 진료보조의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4년제를 반대하는 글 속에 진료보조를 하는데 4년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을 한다. 몇 년 전 3년제를 추진 할 때도 똑같은 논리를 반대를 하였다. 세월이 변하였음에도 어찌 그 논리는 변하지 않는지…원활한 진료를 위해 옆에서 협력하는 일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고 광범위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행위이다. 우리는 진료보조만을 하는 인력들이 아니라 진료의 협력자로써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따라서 대학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에는 치과위생사로써 수행해야 할 업무영역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일년을 연장하여 단순 구강진료보조만을 더 습득하기 위해 학부를 원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셋째 임금상승에 대한 문제이다. 4년제 학부신설을 반대하는 주목적이 임금상승만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비쳐지는 것의 우리의 편협 된 시각일까? 배운 기간만큼 급여를 준다면 몇 년전 3년과정으로 치위생과가 수업연한이 연장되었을 때 급여의 상향조정은 과연 얼마나 있었는지 반문하고 싶다. 요즈음 많은 치과에서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고 또 계획 중인 곳도 있다. 연봉제란 능력에 알맞은 임금을 책정한다는 취지에서 진행되는 제도로써 현재 임상에서는 어떤 공식화된 기준은 없지만 나름대로 근무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차원이라면 임금상승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능력이 있는자들은 더 많은 임금을 받을 것이고 나름대로 일정 기준에 미달되는 치과위생사라면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어찌 보면 치과위생사들로 하여금 더욱 노력하게 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넷째 일부지역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문제도 서로 논의가 되어야 할 문제이다.

치과위생사협회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인력수급에 대한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번 교육부에서는 학부만을 인정 한 것이 아니고 인력난이 있는 지방의 두 지역에 대해서도 신설을 허용하여 균형을 고려하였다.

현재 치위생과는 전국에서 많은 인력이 대도시에 밀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근무여건이 대도시와 지방은 크나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일일 업무량도 지방이 서울보다 과중한데다 법에 규정된 보수교육은 물론이고 자기개발을 위한 각종 연수 및 교육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인력이 자주 교체되는 치과는 지역별로 거의 한정되어 있는바 이는 치과위생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도 많은 치과위생사가 한 직장에서 작게는 5년, 10년, 15년 이상씩 근무하고 있는 점을 참고한다면 인력난만 탓할 것이 아니라 채용할 치과위생사로 하여금 오랜 기간 동안 머물 수 있게 근무여건을 개선할 의지는 없는지 반문하고 싶다.

다섯째 치과간호조무사 영역의 확대를 운운하면서 스켈링까지도 거론을 한 부분은 아주 잘못된 판단이다. 치과위생사는 의료기사법 시행령 2조에 “치과위생사는 치석제거 및 치아우식증의 예방을 위한 불소도포 기타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에 종사한다”라고 명시되어 있고, 의료기사가 아니면서 의료기사 업무를 할 경우 3년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현행법으로는 이러하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과 일부 대도시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묵인된 불법행위들(더한 경우의 업무 이탈-의료인이 업무까지 확대된)이 자행되고 있지만 치과위생사들은 치과계의 어려움을 알기에 덮어두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는 아직 치과조무사제도가 없다. 단지 조무사가 치과에 근무한다고 치과진료조무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1년 수업과정 중 단 몇 시간에 치과상식을 접하는데 불과하고 또 임상실습 기간 동안 치과는 돌지 않는 학원이 많아 대부분이 치과에 근무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우는게 현실이다. 치과위생사들은 치석제거 하나를 위해 여러 연계과목을 이론으로 배우고 3학기의 실습과 2학기의 임상실습을 통해 하나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구강건강권 수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치면세마라는 업무를 치과의사들 스스로가 하잘 것 없는 것으로 만드는 오류를 범하는 행동이다.

마지막으로 당사자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4년제 학부를 인정했다고 주장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그 문구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단어를 선택 할 수 있었을까 그 황당함에 그냥 공허한 웃음만을 흘릴 뿐이다. 과연 누가 이 일의 당사자인가?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꼭 표현을 해야한다면 이렇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해관련자들의 의견수렴과정 이라고….

각 대학에서 학과를 신설하거나 정원을 조정할 때 협력관련단체의 상호 인정이나 허락의 과정을 거치는지 반문하고 싶다.

오히려 타 의료기사 4년제 학부 신설 시에 별다른 잡음이 없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치과의사들도 이번 치위생학과 4년제 학부신설을 장려하고 협조하는 넓은 아량을 보여줄 수는 없었는지…

어떤 미사연구와 논리에도 불구하고 치과위생사들의 눈에 비친 치과의사들의 속내는 단지 임금인상의 우려라는 결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만큼 우리의 불신의 벽이 높음이 서글플 뿐이다.

또한 의과대학 학부에 개설되는 치위생과를 바라보며 다른 분야 아니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당연히 치과대학에 개설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에 개설된 현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지…

이는 만 천하에 우리 치과계 내부 속사정을 보여준 것이고 의료기사 중에 치과위생사들이 같은 분야 안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함을 보여 준 결과로 다만 그 창피함에 얼굴이 붉어질 뿐이다. 결국 이것이 누구의 얼굴을 붉히게 하는 행동인지 크게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끝으로 이 글을 쓴 목적이 전체 치과의사들에 대한 반박을 하거나 마음을 상하게 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다만 진정으로 우리 치과위생사들이 4년제 학부를 왜 원하고 있는지 알리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 땅에 치과위생사들의 씨를 뿌리고 늘 사랑과 넓은 마음으로 감싸준 많은 치과의사들께 진정으로 감사를 보내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도편달과 함께 같이 발전하는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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