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의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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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의 새로운 삶
  • 황정애 (윤경수 치과의원)
  • 승인 1999.01.0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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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졸업 후 3년간 치과에서 근무하며 항상 무엇인가 바꿔보려고 눈을 딴데 돌렸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외국(싱가폴)에 나갈 기회가 생겨서 나는 치과위생사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IMF한파로 인해 1년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98년 2월에 귀국하여 전에 근무했던 치과에 다니게 되면서 다시 직업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반복되는 일상생활의 지겨움으로 지쳐있을 때 학교 동기인 경란(기독치과위생사회 회장)이가 진료봉사에 가지 않겠냐는 제의하였다.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흔쾌히 승낙했고, 그 주 토요일에 경기도 고양시 소재 ‘정원 노인요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나는 늙고 병들어서 스스로 구강관리를 하지 못하시는 할머니들의 치아를 닦아주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치과위생사로서 내가 그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꾸준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나는 2주에 한 번씩 요양원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너희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냐’는 식으로 귀찮아 하시던 할머니들이 6개월 동안 꾸준히 찾아가 돌봐드리는 우리들의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이제는 우리들을 기다리신다.

봉사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대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다리시고 반가와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힘이 나는 것 같다. 요즘 나는 내 직업이 치과위생사임에 너무 감사하고 있다. 작지만 내가 가진 능력으로 그분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를 하면서 세상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고, 주님을 알고 믿게 되었다. 그리고 기독치과위생사(CDF)모임으로 인해 직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봉사와 선교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추석 때는 치료의료선교회(DMC)에서 실시하는 동말레이시아 임팩트 사열에 동참하여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임팩트 사열이란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재사, 기공사로 구성된 치과의료선교회에서 1년에 두 번 해외로 나가 진료와 전도를 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나는 이름에서와 같이 많은 충격을 받았고 이 모든 것들이 치과위생사였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DF모임에서 성경말씀을 가르치시는 신승한 목사님께서 열심히 하는 우리 모습들을 보시면 이런 말씀을 하신다. “내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꼭 치과위생사가 되었을 것”이라고.

직업적인 달란트를 가지고 이렇게 봉사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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