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는 한 사람의 삶의 질을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미약한 힘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보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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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는 한 사람의 삶의 질을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미약한 힘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보태고 싶어요.”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7.22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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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를 만나다
주 일 심 하나인치과병원 진료부장

부산 하나인치과병원 주일심 진료부장(51·이하 주씨)은 지난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치과의 변화와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

마산대 치위생과를 졸업한 주씨는 고향에 있는 보건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임상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하얀 원피스에 보라색 줄이 그인 캡을 쓰고 환자와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임상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어요.”

결국 그는 2년간 다니던 보건소를 그만두고 치과로 향했다. 그렇게 1988년 4월 신규 개원한 하나인치과에 입사해 단 한 번의 이직 없이 무려 30년 가까운 시간을 근무했다. 입사 당시 주씨를 포함해 직원 3명이던 치과는 2006년 치과병원으로 승격, 현재 3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을 갖춘 병원으로 거듭났다.

전세를 내던 치과는 8년 단위로 새 건물 구입과 리모델링을 반복해오다 현재 4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삿짐을 싸고 풀고 하기를 10번을 반복한 거 같아요. 그래도 하루도 진료를 쉰 적 없어요. 옥상에 가건물을 지어서 세미나를 하고 지하에 진료실을 만들었어요. 얼굴이 햇빛을 못 봐 노랗게 되기도 했지만, 그때는 병원이 발전하는 만큼 나도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죠. 병원과 나는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동반자라고 생각했어요.”

긴 시간 동안 치과와 함께 성장해온 탓에 애착도 남다르다.

“개원 초기에는 직원이 얼마 안 되니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해야 했어요. 퇴근을 해서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병원으로 달려갔고, 환자가 치과로 내원을 못하는 상태면 환자의 집으로 달려갔죠. 지금도 쉬는 날이라 해도 치과에 일이 생기면 열일 제쳐놓고 달려갑니다.”

주씨의 주인의식과 친절한 서비스 정신은 직원 교육으로도 이어졌다. 때문에 당시 ‘하나인치과에서 근무경력이 있는 직원은 따로 물을 것도 없이 채용해도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화제가 됐었다고.

“처음 시작은 ‘인사’였어요. 인사 하나만으로도 병원 분위기가 달라졌고 매출이 많이 늘었죠. 이후 메이크업 강의, 마인드 교육, 임상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어요. 직원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였고 덩달아 환자도 늘고 매출도 올랐죠.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일했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흥분돼요.”

주씨는 치과 발전을 위해 자신을 단련하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철저한 감염 관리를 위해 멀리 서울까지 강의를 찾아듣고 관련 단체에서 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뿐만 아니라 치과위생사로서 임상은 물론 병원 경영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치과의 진료시간표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이 치과에서 일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길 정도로 암담했다.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빽빽한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험 청구를 수기로 작성하던 때라 퇴근해서도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는 것이 주씨의 얘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환자를 만나고 진료를 하는 일이 그에게 큰 즐거움이었다는 것.

현재 주씨는 직원 관리, 환자 상담 및 관리, 재료 및 기기 관리 등 진료 외적인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환자가 많아서 일손이 부족할 때에는 스케일링, 방사선 촬영, 소독, 진료보조 등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4개 진료팀을 모두 관리하는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직원 관리에 신경을 많이 쏟는 편이다.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아침 조회시간이면 직원들 표정 살피기 바쁘지요. 칭찬과 위로의 메시지도 곧잘 보내고요.”

환자의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대화를 많이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환자가 혼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진료를 기다리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긴장되는 시간이죠. 그래서 대화를 시도하거나 치면세균막 관리, 틀니 세척, 예방교육 등을 통해 가급적 환자가 혼자 있지 않도록 해요.”

오랜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그는 대학들의 러브콜에 교단에 서기도 한다. 약 6년간 동주대 겸임교수로서 치과재료학과 치과방사선 임상 실기 강의를 했고, 이를 계기로 다른 대학에서 강의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나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호스피스병동이나 소년원, 노인정 등에서 지속적인 봉사활동에 앞장서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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