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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다 실천
  • 황윤숙 논설위원(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 승인 2017.09.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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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숙 논설위원

구강보건법 제3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관련 자료의 조사·연구, 인력 양성 등 사업 시행에 필요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국가는 5년마다 구강보건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2017년은 구강보건법에 명시된 기본계획 즉, 2017년에서 2021년까지 국가가 국민 구강보건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일들을 발표하고, 그 계획에 기초하여 각 시·도 세부계획 설정하고 시·군·구는 실행을 하여야 한다. 
 
가끔씩 등산을 제안 받는다. 그럼 우선 어디로 갈지 묻는다. 그건 내가 올라야 할 산이 체력적으로 감당이 가능한지 알아야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강보건사업도 우선 우리 국민의 구강상태와 지역 인프라 등을 파악하여야 도달할 수 있다.

국가가 제시한 우리 구강건강을 포함한 현주소는 첫째, 국민 구강건강이 개선되지 않고 높은 수준의 구강질환을 보유하고 있어 OECD국가 중에 하위권이다. 둘째, 장애인구강진료센터나 구강보건센터 등 공공인프라가 부족하여 대상자 간 구강 불평등이 존재한다. 셋째, 낮은 구강검진 수검률과 스케일링 수진률을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 연구개발비 1조 5천억원 중 치의학 분야는 329억원(2.16%)에 불과하다.

문제를 안다는 것은 가야할 길도 안다는 것이다. 정부는 문제 분석을 토대로 ‘생활터별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을 통한 국민 구강건강 증진 및 불평등 완화’라는 목적을 설정하고, 제1차 구강보건사업기본계획(2017~2021년)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더 나은 구강건강”이라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 비전과 목표 달성을 위해 ▲국민 구강건강인식 제고 및 접근성 향상 ▲예방 중심 구강질환 관리 강화 ▲취약계층 구강건강 불평등 완화 ▲구강건강증진 기반 조성이라는 네 가지 영역의 제안하고, 이를 위해 △인식제고 측면에서 현재의 산발적 홍보를 개선하는 지침과 홍보자료를 마련하고 홍보를 체계화하여 국민의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사후 치료 중심의 구강보건서비스를 예방 중심 생활밀착형 구강보건서비스로 전환하여 예방을 강화하며 △현재 대상자 간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불평등 완화정책을 강화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구강보건사업을 확대하며 △공급자 중심 정책에서 양방향 소통 및 근거기반 정책을 마련한다는 5년간의 방향을 제안하였다. 이제 국가 정책과 방향에 맞춰 각 시·도 및 시·군·구가 지역사회 실정을 토대로 주민에게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할 차례다.

살아가면서 답답한 순간이 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마음을 몰라주거나, 알면서도 엉뚱한 소리를 할 때다. 하지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가 불편한지 알아서 그걸 해소해준다면 참 다행이다. 국가 기본계획을 보니 가슴이 뛴다. 국가는 국민 구강건강이 나쁘다는 것도,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그런데 왜 걱정이 앞설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계획도 구강건강을 위해 국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얼마 전 지역사회 일선에서 주민들의 구강건강을 담당하는 공공분야 치과위생사 교육을 다녀왔다. 20년 이상을 구강보건사업을 위해 인연을 맺어온지라 이제는 아주 익숙하고 친근한 얼굴들이다. 농어촌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의한 공중보건치과의사 배치 이후 1986년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비정규직으로 배치되어 오늘날까지 국민 구강보건의 일선에서 묵묵히 일해온 그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퇴직과 타업무 발령 등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일은 타 분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구강보건인력의 경우는 빈자리에 새로운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충원하지 않는 핑계는 많다. 치과위생사는 지역보건법에 근거하여 ‘치과의사 1인에 치과위생사 1인’이라는 규정이 있기에 지역사회 공중보건치과의사 미배치 지역은 예외라는 해석과 통합건강증진사업 13개 중 구강보건사업이 필수사업이 아니기에 필수 사업인 금연, 절주, 신체활동, 영양, 비만 등에 인력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 등. 치과위생사를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 근거에 비해 너무 많은 핑계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 구강보건을 위해서는 비전을 제시하고 방향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계획도 필요하다. 그리고 좋은 정책이 주민들에게 실천될 수 있도록 전문가를 배치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몇 개월만에 보도를 통해 또 다시 접한 보건복지부 구강보건 책임자의 인사발령 소식은 우리나라 구강보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암울하기만 하다.

황윤숙 논설위원(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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